정부가 발표하는 경기지표가 갈수록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매달 지표가 나올 때마다 역대 최저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산업생산 증가율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았고, 제조업 생산능력은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현재와 향후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역대 최장기간 동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줄줄이 역대 최저·최악…경기지표 '악화일로'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18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해 전(全)산업생산은 전년보다 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7년 증가율(2.3%)의 반토막 수준이다. 2000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설비투자는 작년 하반기 반도체 분야에서 감소세가 뚜렷해지면서 전년 대비 4.2%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9.6%) 후 9년 만의 최저치다.

설비투자가 줄면서 지난해 제조업생산능력지수(2015년 100 기준)는 1971년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2017년 103.9에서 지난해 102.8로 1.1포인트 줄었다. 제조업생산능력지수는 사업체가 주어진 조건에서 최대한 생산할 수 있는 양을 나타낸다. 생산능력이 감소한다는 것은 경제 역량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의미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향후 경기상황을 예고해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의 12월분은 각각 전달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동행지수는 9개월, 선행지수는 7개월 연속 고꾸라졌다. 두 지수가 7개월 연속 동반 하락한 것은 ‘1차 오일쇼크’ 당시 1971년 7월부터 1972년 2월까지 8개월 연속 하락한 후 최장 기록이다. 통계청은 이날 브리핑에서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임도원/성수영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