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9’에서 걸어 다니는 자동차인 ‘엘리베이트 콘셉트카’를 처음 선보였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9’에서 걸어 다니는 자동차인 ‘엘리베이트 콘셉트카’를 처음 선보였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무리하게 자동차 판매량을 늘리기보다는 ‘내실’을 다져 위기를 극복한다는 생존 전략을 짰다. 동시에 글로벌 친환경차 및 미래차 경쟁에서 주도권을 쥔다는 중장기 비전도 마련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은 올초 시무식에서 “기존과는 확연하게 다른 새로운 게임의 룰이 형성되고 있고,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며 “지금까지의 성장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을 도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실패를 회피하고 비난하는 문화에서 탈피해 실패를 인정하고, 실패로부터의 교훈을 성장동력으로 삼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대자동차, 올 新車 13종 출시…자율주행 로보택시 박차
현대·기아차는 올해 글로벌 시장 판매 목표를 760만 대로 잡았다. 올 판매 목표는 지난해 목표(755만 대)와 비슷한 수준이다. 중국과 미국 등 주요 시장의 판매 부진을 단기간에 회복하기 힘든 데다 올해 세계 자동차시장 전망도 썩 좋지 않다는 판단이다. 몸집을 키우는 대신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판매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올해 역대 최대인 13종의 신차를 내놓기로 했다. 작년보다 1개 많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을 크게 늘릴 방침이다. 미국에선 팰리세이드와 텔룰라이드 등 대형 SUV를 선보이고 주력 차종인 쏘나타와 쏘울 신차를 내세워 판매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중국에서는 ix25와 싼타페, K3, KX3 등 전략 차종을 대거 출시하기로 했다. 고급 차 브랜드인 제네시스 라인업도 확대한다. 올 하반기 신형 G80과 첫 SUV인 GV80도 내놓는다.

현대·기아차는 미래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중장기 목표도 세웠다.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은 더 이상 자동차 제조업의 추격자 중 하나가 아닌, 혁신적 아이디어로 시장 판도를 주도하는 게임체인저로 도약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현대·기아차는 2021년 세종시에서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시범 운영하는 등 독자적 모빌리티(이동 수단) 서비스 사업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로보택시는 고객이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차를 부르면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차가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서비스다.

하이브리드카(HEV) 및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 전기차(EV), 수소전기차(FCEV) 등 현재 15개인 친환경차 모델을 2025년까지 44개로 대폭 늘린다는 비전도 내놨다. 2025년 세계 친환경차 시장에서 167만 대를 팔아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수소차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2030년까지 약 8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9’에서 걸어 다니는 자동차인 ‘엘리베이트 콘셉트카’를 처음 선보였다. 바퀴 달린 로봇 다리를 이용해 위험한 지형도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