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최정우 회장 취임 후 첫 인사에서 예상을 깨고 ‘변화’가 아니라 ‘안정’을 택했다. 조선·자동차 등 연관 산업 부진과 보호무역주의 파도가 거센 상황이어서 조직 안정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신 2차전지(배터리) 등 신성장 사업을 총괄하는 ‘신성장 부문’을 신설하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했다. 최 회장은 “2030년에는 철강과 비(非)철강이 40%씩, 그리고 신성장 부문이 그룹 수익의 20%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며 비철강사업 확대 의지를 강조했다.
'순혈주의' 깬 포스코 "非철강사업 확대한다"
포스코는 2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를 했다. 기존 철강부문을 철강과 비철강, 신성장 등 3개 부문으로 나눴다. 비철강부문은 종합상사(포스코대우)·건설(포스코건설)·에너지(포스코에너지) 등 비철강 그룹사의 사업관리를 맡는다. 비철강부문장은 그룹 컨트롤타워인 전략기획본부장(옛 가치경영센터)을 맡고 있는 전중선 부사장이 당분간 겸직한다.

신성장 부문은 그룹 차원에서 중점 추진하고 있는 2차전지 소재사업 등 신성장동력 발굴 및 육성 업무를 담당한다. 신성장 부문장엔 대림산업 사장 출신인 오규석 씨(55)를 영입했다.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오 사장은 LG텔레콤 전략기획담당 상무와 유선방송업체인 C&M커뮤니케이션 사장 등을 지낸 전략통으로 꼽힌다. 정보기술(IT)과 방송, 건설 등 다양한 사업영역을 경험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신성장 부문 산하에는 벤처기업 육성과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한 ‘산학연협력실’이 신설된다. 산학연협력실장엔 박성진 포항공대(포스텍) 기계공학과 교수(50)가 선임됐다. 포항공대 1기 졸업생인 박 교수는 포스텍 기술지주회사 대표와 산학처장을 지냈다. 그는 지난해 문재인 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올랐으나 역사 인식 및 종교와 관련한 논란으로 낙마했다. 포스코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포스코경영연구원장에는 장윤종 산업연구원 4차산업혁명연구부장(60)을 영입했다.

포스코는 또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무역통상 조직 책임자를 임원급으로 높이고, 다음달까지 전무급 임원을 영입하기로 했다.

핵심 사업인 철강부문장을 맡고 있는 장인화 사장은 유임됐다. 대신 장 사장이 겸임하던 철강생산본부장은 김학동 광양제철소장(부사장)이 맡는다. 철강사업본부장(정탁 부사장)과 경영지원본부장(한성희 부사장) 등도 자리를 지켰다. 그룹 내 핵심 계열사로 떠오른 포스코켐텍 대표이사엔 민경준 장가항포항불수강유한공사 법인장이 내정됐다. 그는 광양제철소 열연부장과 품질기술부장,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인 크라카타우포스코 법인장을 거쳤다. 포스코는 부사장 4명과 전무 7명, 상무 23명에 대한 인사도 했다.

김보형/박상용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