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프랜차이즈 산업
(1) 가맹본부·점주 '동반 위기'

프랜차이즈 M&A 매물 '수두룩'
사모펀드, 프랜차이즈 정리 움직임
일부선 가맹사업 접고 직영 전환

상장 준비한 토종커피 이디야
내수 불황 겹치며 잠정 중단
쏟아지는 규제도 매력 떨어뜨려
140만 명을 고용하고 있는 프랜차이즈산업이 최저임금·내수부진·정부규제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에만 전국에서 2만7546개 가맹점이 문을 닫으면서 일자리 18만 개도 사라졌다. 서울 신촌 사거리에 몰려 있는 프랜차이즈 가맹점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140만 명을 고용하고 있는 프랜차이즈산업이 최저임금·내수부진·정부규제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에만 전국에서 2만7546개 가맹점이 문을 닫으면서 일자리 18만 개도 사라졌다. 서울 신촌 사거리에 몰려 있는 프랜차이즈 가맹점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국내 프랜차이즈산업이 흔들리는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폐업이 창업보다 많아진 데 이어 인수합병(M&A) 시장엔 매물도 쏟아지고 있지만, 사겠다는 곳이 없는 상황이다. 프랜차이즈 창업 신화의 꽃이라 불리는 기업공개(상장)도 올스톱 상태다. 내수 불황과 인건비 상승, 정부 규제 등이 한꺼번에 몰아치며 1990년대부터 본격 성장해오던 프랜차이즈산업이 변곡점을 맞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성공 창업 프랜차이즈도 매물로

M&A시장엔 이미 공개된 프랜차이즈 매물이 수십 개를 헤아린다. 패밀리 레스토랑인 TGI프라이데이를 한국에 들여온 이지용 씨가 창업한 ‘온더보더(멕시칸 음식)’를 비롯해 카페마마스(샐러드 전문점), 공차 등 식음료 프랜차이즈들이 대부분이다.

프랜차이즈를 인수하기에 바빴던 사모펀드(PEF)들도 올 하반기부터 180도 돌아섰다. 인수했던 프랜차이즈를 정리하려는 분위기다. 할리스커피를 비롯해 버거킹 놀부 매드포갈릭 등이 대표적이다. 한때 외식 프랜차이즈로 이름을 날렸던 매드포갈릭의 주인 스탠다드차타드PE는 지난 7월 삼성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했지만, 매수자가 없어 매각 작업을 잠정 중단했다. 개인 창업자가 설립한 프랜차이즈도 대거 M&A시장에서 거론된다. 스쿨푸드는 최근 한 PEF와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규제가 많은 가맹사업을 접고 직영점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한 설렁탕 프랜차이즈는 올 들어 가맹계약이 끝나는 가맹점을 직영점으로 돌리고 있다.
셔터 내리는 '성공신화'…"알만한 프랜차이즈 80여곳 매물로 나와"

준비하던 상장도 올스톱

프랜차이즈 성공신화를 써가며 증시 상장을 꿈꾸던 창업자들도 꿈을 접고 있다. 국내 가맹본사 가운데 상장된 곳은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를 비롯해 디딤(마포갈매기) MP그룹(미스터피자) 등 세 곳이 전부다.

상장을 준비해 오던 프랜차이즈들이 기업공개를 잠정 중단한 건 경기 악화와 성장전망의 불투명 때문이다. 상장해봤자 공모가가 낮아 실익이 없고 비판만 받을 수 있어서다.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 이디야커피의 문창기 회장은 “작년부터 상장을 목표로 준비해왔으나 내수 불황에 프랜차이즈의 매력도가 떨어져 상장 계획을 잠정 중단했다”며 “내년 경영 계획에도 상장을 넣지 않았다”고 했다. 교촌F&B와 과일주스 프랜차이즈인 쥬씨, 불고기브라더스 등도 상장 계획을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저임금·내수부진·규제 3災

프랜차이즈산업이 흔들리는 것은 업(業) 자체의 매력이 떨어진 결과다. 우선 내수 시장의 침체다. 커피 디저트부터 제빵 등 전 외식업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벌이고 있는 CJ푸드빌은 지난해 32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 회사 고위 관계자는 “올해는 작년보다 더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고 말했다. 커피 치킨 등 주요 프랜차이즈들도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20~30%씩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시장포화, 내수 불황 속에 최저임금 인상 등 비용부담 요인은 커지고 있다.

정부가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에 대해 ‘점주와의 상생’을 강조하며 각종 규제를 쏟아내고 있는 것도 업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최근 정부와 여당이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이 사실상 노조를 결성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까지 추진키로 하면서 위기감은 더 커지고 있다.

한 프랜차이즈 대표는 “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가맹점주와 상생해야 하는 데다 노조까지 허용되는 상황에서 누가 프랜차이즈 창업에 나설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프랜차이즈는 부가가치를 만들어 경제를 성장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업이라는 인식이 필요한데 현실은 가맹점주를 쥐어짜는 악덕기업으로 비치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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