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영 "나누지 못하면 공유 아냐" vs 손경식 "중국과 큰 격차…규제 풀어야"
김주영-손경식, 카풀 등 공유경제 놓고 공개석상서 충돌

노동계와 경영계를 각각 대표하는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11일 택시 기사의 분신자살 사건으로 논란이 된 공유경제 도입 문제를 놓고 공개석상에서 의견 대립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전국 일자리위원회 워크숍 연설에서 지난 10일 법인택시 기사가 카카오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며 분신자살한 사건을 거론하고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정부는 공유경제를 이야기한다.

시대적 흐름이며 추세라고 이야기한다"며 "하지만, 이 노동자의 죽음 앞에서 우리 사회의 지향점에 대해 깊이 성찰해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이해하는 공유는 함께 나누는 것이다.

함께하지 못하고 나누지 못하면 그것은 공유가 아니다"라며 정부가 도입을 검토 중인 카풀 서비스를 포함한 공유경제를 비판했다.

김 위원장에 이어 연단에 오른 손경식 회장은 "국가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중 중국과 한국의 기업 수는 76개 대 4개의 비율로 큰 차이가 난다"며 "기업 가치가 가장 높은 유니콘 기업 다섯 개 중 세 개는 공유경제 기업"이라고 밝혔다.

손 회장은 "한국은 촘촘히 얽혀 있는 규제 때문에 새로운 기업이 나타나기 힘든 반면, 중국은 사전 규제가 거의 없어 스타트업이 융성하게 발현하고 있다"며 "이미 격차가 벌어진 상황에서 규제 개혁이 더 늦어지면 현 상황 유지조차 어려워질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는 쟁점이 되는 규제들에 대해 밀도 있는 논의가 진행되도록 역량을 집중하고 이를 통해 상징적인 규제를 하나라도 풀어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주영-손경식, 카풀 등 공유경제 놓고 공개석상서 충돌

김 위원장과 손 회장은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 문제를 비롯한 노동 분야 핵심 의제에 대해서도 날카롭게 대립했다.

김 위원장은 "비정규직의 제대로 된 정규직화, 최저임금 인상,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 반대 등 우리 노동계의 주장은 노동존중사회로 가는 데 가장 기본적인 밑바탕"이라며 "이 세 가지는 안정된 삶과 기본적인 소득, 노동자의 건강과 밀접한 관계에 놓여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손 회장은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는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운영함으로써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일 뿐, 임금 삭감이 목적이 아님에도 논의가 진전되지 못해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가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손 회장은 "우리 기업들은 경쟁국보다 과도한 조세 부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통상임금 범위 확대, 근로시간 단축 등과 같은 이슈로 인해 고비용 구조가 심화하고 있지만, 개선은 더디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제가 이해하는 강한 노조는 투쟁을 잘 하는 노조이기보다는 더 많은 조합원과 함께 국민 대중과 호흡하는 노조"라며 "사회적 책임을 갖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도록 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개회사에서 "한 방향으로 노력하면 내년 하반기에는 고용 사정이 크게 호전될 수 있을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며 "20만명대 신규 취업자 수 증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부위원장은 광주형 일자리에 대해서는 "광주전남의 어려운 고용 사정을 해결하기 위해 성사돼야 한다"며 "자동차 산업의 장기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하고 노동시장의 미래 비전을 위해서도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워크숍은 전국적으로 고용 역량을 결집하고 일자리 창출 성과를 공유하기 위한 행사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정부 부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관계자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