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친환경차 누적 판매량이 10만 대를 넘어섰다. 현대·기아자동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친환경차 판매량 100만 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 친환경차 100,000대 시대
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 1~11월 전기자동차와 하이브리드카(PHEV 포함) 등 친환경차 판매량은 10만9602대로 집계됐다. 국내에서 친환경차 연간 판매량이 10만 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3년 2만8807대에 그쳤던 친환경차 판매량은 5년 만에 네 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달 현대차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는 전기차 모델이 내연기관 모델 판매량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전기차가 2906대 팔릴 때 디젤과 가솔린 등 내연기관 모델은 2652대 팔렸다. 전기차와 내연기관 모델 판매량이 역전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지난달 현대차의 준대형 세단 그랜저는 1만191대 팔렸다. 그중 하이브리드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이 25.3%에 달한다. 지난달 판매된 그랜저 네 대 중 한 대는 친환경차인 셈이다. 친환경차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개선과 최대 2300만원에 달하는 정부 보조금 혜택이 맞물려 친환경차 판매량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입차업계에서도 친환경차의 인기가 뜨겁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판매된 수입차 24만255대 중 11.1%가 친환경차였다. 2013년만 해도 수입차 판매량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3.7%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디젤게이트(배출가스 조작) 파문 이후 내연기관 차량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친환경차 판매량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으로 자동차 시장의 흐름이 내연기관에서 친환경차로 옮겨가면서 친환경차가 ‘수출 효자’ 노릇까지 도맡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 1~11월 18만917대의 친환경차를 수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9% 늘었다.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누적 친환경차 판매량은 97만4351대로 집계됐다. 현대·기아차는 이르면 연말께 100만 대 문턱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