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에너지의 1차 협력사인 전력기기 전문 제조업체 오성기전은 2016년 회사 창립 30주년을 맞았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매출은 몇 년째 제자리걸음이었고 제품 품질도 나아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성환 오성기전 대표는 “당시 회사가 매너리즘에 빠져 변화와 혁신이 간절히 필요한 때였다”고 회상했다.

고민하던 문 대표에게 포스코에너지는 산업혁신운동에 참여해볼 것을 제안했다.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참여한 산업혁신운동이 오성기전에는 전환점이 됐다. 사업에 참여한 이후 영업이익률은 7%에서 15%로 뛰었고, 매출은 3년 연속 100억원을 넘어섰다. 중국 강제인증제도(CCC)와 미국 안전인증제도(UL)를 통과해 ‘주요 2개국(G2) 국가’로의 수출길도 열었다.
商議 산업혁신운동의 힘…참여 中企 매출 날았다
신규 일자리 1만 개 창출

대기업과 협력업체들의 동반 성장을 위해 2013년 시작한 산업혁신운동이 성공적인 상생 협력 모델로 자리 잡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1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의회관에서 ‘5차연도 산업혁신운동 성과보고대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김준동 대한상의 상근부회장과 박건수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 김광곤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본부장 등 사업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했다.

산업혁신운동은 국내 대기업 및 중견기업, 공기업이 2, 3차 협력사들의 경영 혁신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사업을 신청한 중소기업은 컨설팅 비용과 설비 자금으로 최대 2000만원을 지원받는다. 자금을 출연한 대기업은 법인세 세액공제(출연금의 10% 한도)와 동반성장지수 가점 등의 혜택을 받는다. 협력사들의 품질 제고 효과가 대기업의 제품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이점도 있다.

지난 5년간 산업혁신운동에 참여한 기업은 1만61개사로 집계됐다. 이 중 신규 투자를 추진한 중소기업은 3597개였다. 이들의 누적 신규 투자금액은 1500억원을 넘어섰다. 일자리도 늘었다. 2602개 기업이 추가 인력 채용에 나서 5년간 9782명을 고용했다. 연평균 301억원의 신규 투자와 1956개의 일자리가 창출된 셈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산업혁신운동이 신규 투자와 고용 창출을 이끌어내는 선순환구조를 형성하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 효과 본 기업들 재지원 잇따라

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의 매출 증가율과 영업이익률은 중소 제조기업 평균을 훨씬 웃돌았다. 5차연도(2017년 8월~2018년 7월) 사업에 참여한 중소기업들의 평균 매출 증가율은 8.8%로 중소 제조기업 평균인 4.0%보다 4.8%포인트 높았다. 영업이익률도 6.3%를 기록해 중소 제조기업 평균치(4.6%)를 웃돌았다. 대한상의는 산업혁신운동에 참여해 경영 성과가 눈에 띄게 좋아진 기업들이 다음 사업연도에 다시 지원하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대한상의는 1단계 산업혁신운동을 마무리짓고 민간 주도의 2단계(5개년)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노금기 산업혁신운동 중앙추진본부 사무국장은 “산업혁신운동 사업은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사업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며 “1단계 5개년 사업을 통해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상생협력의 손길이 미치지 않고 있는 2, 3차 협력 중소기업의 경영 혁신을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