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 주택시장 안정대책’ 발표 이후 전세대출을 둘러싸고 혼선이 계속되고 있다. 강화되는 전세대출 규제가 적용되는 시점이 불분명해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고 은행들도 적극적인 취급을 꺼리고 있다.

민간 보증회사인 SGI서울보증은 “2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경우에는 공적 보증기관과 같이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보증을 서지 않겠다”며 “하지만 1주택자는 현행과 같이 부부합산 연소득에 제한을 두지 않거나 공적 보증기관의 소득기준보다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이어 “공적 보증기관의 전세보증 개선 방안이 시행되는 시기(10월)에 맞춰 전세대출 보증 운영 방안을 최종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부는 지난 13일 대책을 발표하면서 부부합산 연소득이 1억원 이상이며 1주택을 갖고 있는 가구에 대해선 전세대출을 해주지 않기로 했다. 금융위는 특히 “규정이 개정돼 시행되기 전까지 대출 쏠림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 금융권 행정지도를 시행해 이번 대책을 즉각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위가 방침을 바꿔 규정 개정이 이뤄지기 전까진 이전처럼 보증을 서주라는 지침을 내리면서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공적 보증기관인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1억원 이상 1가구에 대해선 다음달까지 보증서를 발급해 주기로 했고, SGI서울보증도 동참하기로 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당국이 세부 지침이 내려지는 10월까지는 예전과 같은 수준으로 보증과 대출을 해줘도 된다고 하지만 부동산 대출 억제책이 나온 마당에 은행이 앞서갈 수 있겠느냐”며 “당분간은 최대한 보수적으로 전세대출을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9·13대책 세부사항을 설명한 당국의 지침이 불분명한 경우가 많아 주택담보대출도 공시가격 9억원 미만 주택을 무주택자가 사거나 기존 주택으로 생활안정자금을 1억원 이하로 받을 때만 나가고 있다”며 “규제를 반영한 추가약정서 제정 전까지 대출 창구에서의 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순신/강경민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