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만든 ‘에지나’ 부유식 원유 생산 설비(FPSO)가 해상 유전으로 출항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FPSO를 성공적으로 건조하면서 삼성중공업이 향후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6일 새벽 1시께 나이지리아 라고스 생산 거점에서 에지나 FPSO가 해상 유전으로 출항했다고 27일 발표했다. 경남 거제에서 제작된 에지나 FPSO는 지난 1월 라고스에 도착해 나머지 공사에 들어갔다. 이곳에서는 배 위에 올리는 원유 처리 장치를 제작·설치하는 마무리 작업이 이뤄졌다.

라고스를 떠난 이 설비는 해상 시운전을 거친 뒤 연내 나이지리아 연안에서 200㎞ 떨어진 에지나 해상 유전에 투입된다. 여기서는 하루 최대 20만 배럴의 원유가 생산될 예정이다. 나이지리아 하루 원유 생산량의 10%에 달하는 규모다.

에지나 FPSO는 삼성중공업이 2013년 수주한 해양프로젝트다. 길이 330m, 폭 61m, 높이 34m 규모로 저장 용량은 230만 배럴이다. 상부 플랜트(톱사이드) 중량만 6만t에 달하는 초대형 해양설비다. 삼성중공업은 설계부터 구매, 제작, 운송, 시운전 등을 총괄했다. 프로젝트의 계약 금액은 약 34억달러로 FPSO 사상 최대 규모였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초대형 FPSO를 현지에서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기 때문에 향후 서아프리카에서 발주되는 해양프로젝트 수주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