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올 상반기 국민, 신한, KEB하나 등 경쟁 은행들을 제치고 방카슈랑스와 펀드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우리은행은 금융지주 체제가 아니어서 계열 보험사나 자산운용사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돌풍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 WM그룹의 선전 덕분에 수수료 수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6년 8428억원인 수수료 수익은 작년 9310억원으로 증가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만 5260억원을 올렸다. 비이자 수익에 해당하는 수수료 수익은 펀드, 신탁 등 자산관리상품 판매로 얻은 수수료에서 주로 나온다.

우리銀 자산관리 시장서 돌풍… 방카·펀드 판매 1위
우리은행은 3년 전부터 자산관리(WM) 고객 대상으로 다양한 방카슈랑스 상품을 판매하는 데 주력하면서 시장 경쟁력을 확보했다. 올 상반기 방카슈랑스 신규 계약금액은 302억원으로 4개 은행 가운데 가장 많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2위 은행보다 40%가량 많은 금액”이라고 전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단순히 저축성보험 판매에 그치지 않고, 변액보험 등 다양한 보험상품을 구성해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제안한 게 주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펀드 판매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상반기 우리은행의 펀드 판매액은 9조2000억원으로 작년 동기 4조9000억원에 비해 87.7% 늘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올 들어 미국 금리 인상과 무역분쟁 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출렁거리며 전반적으로 펀드 판매가 위축됐다”면서도 “우리은행은 변동성이 큰 시장에 유리한 중위험·중수익형 펀드 상품 위주로 판매해 고객 수익률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정종숙 우리은행 WM그룹 상무는 “다른 은행들은 증권사나 운용사를 계열사로 두고 복합점포를 꾸리거나 협업상품 발굴을 통해 시너지를 낸다”며 “우리은행은 계열사가 없어 경쟁력 있는 운용사들을 선택해 시장 환경에 맞게 발 빠르게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인 게 오히려 강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WM 영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올 하반기부터 ‘PB지점장’ 제도를 도입했다. 창구에서 우수한 성과를 낸 PB 가운데 10명을 PB지점장으로 임명해 점포마다 1~2명씩 배치된 PB들을 관리하고 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