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장기 금리의 벤치마크인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50여 일 만에 다시 연 3%를 돌파했다. 연 2%대 후반에 머물던 금리는 미 경제 호조와 미 국채 발행 증가, 일본은행(BOJ)의 긴축 가능성 등에 영향을 받아 다시 오름세를 타고 있다. 미 중앙은행(Fed)이 연 1.75~2.0%인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재확인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1일(현지시간)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4.3bp(1bp=0.01%포인트) 올라 연 3.006%로 마감됐다. 장중 연 3.014%까지 치솟기도 했다. 10년물 금리가 3% 선을 넘은 건 6월13일 이후 처음이다. 당시 미 국채 금리는 Fed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연 3.1%를 넘기도 했으나, 통상전쟁이 확대되자 세계 경기가 둔화될 것이라는 관측에 연 2.8%대까지 떨어졌다.

금리 상승은 미 재무부가 재정적자에 대응하기 위해 3분기에 3290억달러, 4분기에 440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기로 발표한 것에 영향을 받았다. 작년 동기보다 63% 늘렸다.

일본 국채 수익률 급등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 뉴욕시장 마감 무렵 연 0.044%에서 이날 연 0.126%로 급등했다. 2년 내 가장 큰 하루 수익률 상승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전날 10년물 금리 용인 범위를 이전보다 두 배 늘린다고 밝혔다.

무디스애널리틱스는 이날 ADP보고서에서 7월 미국 일자리가 21만9000개 증가해 지난달보다 3만8000개 늘었다고 밝혔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Fed는 “미 경제가 강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금리 인상 방침을 재확인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행복하지 않다”며 Fed의 금리 인상에 불만을 표시했다. 통상전쟁 위험이 확산되고 있는 것도 변수다. 트럼프 행정부는 “2000억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편 2일 영국중앙은행(BOE)은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0.75%로 9개월 만에 0.25%포인트 인상했다. 글로벌 채권 금리 오름세에 대응하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인한 인플레이션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