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1일 발표한 2분기 실적은 국내외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대부분 밑돌았다. 사업부별 실적도 전망치와 달랐다. 10나노급 D램 공정 차질과 애플 소송 충당금 환입 등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가 겹쳤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 설명회(콘퍼런스콜)에서 평택 반도체 공장의 10나노급 D램 수율과 관련, “2분기 삼성전자가 생산한 서버용 D램에서 일시적 불량이 생기면서 D램 비트 그로스(비트당 성장률)가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제시한 가이던스(실적 예상치)보다 소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D램의 최신 미세 공정에서 일부 제품 불량이 발생하면서 D램 실적이 당초 계획에 미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2분기 반도체·부품(DS)사업부 영업이익은 11조6900억원으로 12조원대로 예상했던 증권가 전망치에 못 미쳤다. 다만 삼성전자는 “생산량 확대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수준으로 현재 정상화됐다”며 “향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강조했다.

애플과의 디자인 특허 소송도 시장에서 전혀 예측하지 못한 변수였다. 이경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이날 “애플과의 특허소송에 대비해 쌓은 충당금 환입분이 2분기 이익 일부에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계약서상 비밀유지조항으로 구체적인 액수는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6월 말 삼성전자와 애플이 스마트폰 특허 분쟁과 관련한 모든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하면서 소송에 대비해 쌓아놨던 충당금이 올 2분기 영업이익에 반영됐다는 뜻이다.

삼성전자의 2분기 전체 실적엔 이 두 가지 변수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충당금 환입액이 줄어든 반도체 이익을 상당 부분 상쇄했기 때문이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