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의 건설장비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는 올해 2분기(4~6월)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75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110%) 넘게 뛰었다. 매출도 전년보다 35% 증가한 9227억원을 기록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굴삭기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현대건설기계와 두산인프라코어 등 한국 건설장비 업체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최근엔 신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인도시장 공략에 나섰다.
굴삭기가 꿀이네! 현대건설기계 이익 110% ↑
◆“굴삭기 없어서 못 팔아”

24일 중국공정기계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내 굴삭기 판매량은 11만117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7만821대)보다 57% 증가했다. 올 들어 6개월 만에 2015년(5만3000대)과 2016년(6만3000대) 연간 판매량을 훌쩍 뛰어넘었다. 더위 탓에 건설 공사 비수기로 꼽히는 지난 6월에도 굴삭기 판매량이 전년 동월보다 51.4% 늘어난 1만2449대에 달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중국 굴삭기 판매량은 역대 최고였던 2011년(17만4000대)에 육박할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건설경기 침체로 2012년 이후 부진하던 중국 건설장비 시장은 지난해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시진핑 정부의 최대 인프라 사업인 일대일로(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광산 개발 등이 맞물리면서 건설장비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 업체의 굴삭기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 상반기 중국에서 지난해보다 93% 늘어난 1만105대를 팔았다. 6개월 판매량이 지난해 연간 판매량(1만851대)과 맞먹는다. 굴삭기 시장 점유율도 중국 사니와 미국 캐터필러, 중국 XCMG에 이은 4위다. 중국 산둥성 옌타이에 있는 공장 가동률은 100%를 웃돈다. 건설기계업계에선 두산인프라코어의 2분기 매출(2조801억원)과 영업이익(2392억원)이 전년보다 각각 17.3%와 11.4%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건설기계의 굴삭기 판매 증가 속도는 더욱 가파르다. 이 회사는 상반기 중국에서 작년보다 120% 늘어난 4754대를 판매했다. 작년 연간 판매량(4013대)을 이미 넘어섰다. 중국 생산법인의 2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223%나 급증한 2568억원에 달했다. 현대건설기계는 올해 초 중국 장쑤공장 생산능력을 연간 1만2000대 규모로 증설했다. 기존 생산량 대비 3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건설경기 호조로 급팽창하는 중국 건설기계 시장의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인도시장 공략 확대

현대건설기계와 두산그룹의 소형 건설 중장비 업체인 두산밥캣은 인도 공장 신·증설에도 나섰다. 앞쪽에 짐을 들어올리는 로더, 뒤에는 굴삭기를 장착한 다목적 건설장비인 백호로더와 8~34t급 중·소형 굴삭기가 주력 제품이다. 인도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 등으로 중국에 이어 건설장비 분야 최대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도 건설장비 시장 규모가 지난해 약 2만 대에서 2022년까지 3만8000대 수준으로 매년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밥캣은 지난 5월 인도 백호로더 시장 진출을 위해 연간 8000대 이상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현지 공장을 인수했다.

현대건설기계도 내년 말까지 연간 6000대 규모인 인도 푸네 공장의 굴삭기 생산능력을 1만 대 규모로 확대한다. 이 회사 인도 생산법인은 올 상반기 전년보다 25% 늘어난 2196대의 건설기계를 판매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