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식자' 아마존이 움직이자… UPS·월마트 시총 하루 새 6兆 증발
관련업계 일제히 '패닉'
경쟁사 9개 기업 몸값
200억달러 쪼그라들어
이 소식이 알려지자 이날 미국 최대 의약품 업체인 월그린 주가가 10% 가까이 떨어졌다. 하루 동안 날아간 시가총액만 65억1000만달러에 달한다. CVS헬스는 43억4000만달러, 매케슨은 17억9000만달러가량 시가총액이 줄었다. 미국 의약품 시장은 국내총생산(GDP)의 18%를 차지한다. 그만큼 시장 규모가 크다. 다만 진입장벽이 높다. 대형 병원과 업체들이 수십 년간 제휴 관계를 맺고 있어서다. 이 시장에 아마존이 기존 의약품 유통업체를 인수하면서 경쟁이 심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관련 업체의 시가총액이 급감한 이유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오늘 이후 월그린과 CVS의 기존 (기업가치) 평가는 (지나간) 추억이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필팩 인수 경쟁에 뛰어들었다가 아마존에 패배한 월마트도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30억4000만달러 줄었다.
반면 같은날 아마존의 주가는 2.4% 뛰었다. 이번 인수를 포함해 아마존이 올해 상반기 인수합병(M&A)에 쓴 금액은 약 20억달러에 달한다.
아마존은 전날에는 새로운 택배 사업을 한다고 발표했다. 1만달러의 초기 자금만 내면 아마존의 배달사업자가 될 수 있는 서비스다. 우체국이나 민간 택배업체에 의존하던 택배 중 상당 부분을 아마존이 자체 처리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이날 UPS는 21억6000만달러, 페덱스는 8억2000만달러가량 시가총액이 감소했다.
아마존은 최근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유통업계의 포식자’로 떠올랐다. 지난해에는 137억달러에 홀푸드를 인수했다. 올 1월에는 시애틀에 계산원이 없는 무인 상점 ‘아마존고’를 처음 선보였다. 연내 6개 매장을 열 계획이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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