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주재한 소득분배 관련 경제현안간담회에는 홍장표 경제수석, 김수현 사회수석 등 청와대 참모들이 참석했다. 이런 식의 현안간담회가 부총리 주재로 열린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김 부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기 전 이례적으로 청와대 참모들이 참석한 배경을 설명했다.

김 부총리는 “홍 수석과 김 수석이 참석한 것을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다”며 “(두 사람과는) 현안이 있을 때마다 공식 및 비공식 회의를 통해 자주 본다”고 말했다. 김 수석도 회의 시작 전 기자들 앞에서 “제가 얼마나 김 부총리를 많이 만나는지 알려야 할 것 같다”고 했고, 홍 수석은 “김 부총리를 자주 만나는데 기자들이 그걸 몰라준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홍 수석에게 “이번주에 우리가 만난 것이 두 번째인가 세 번째인가”라고 묻기도 했다.

김 부총리와 수석들의 ‘과잉 설명’에 일각에서 제기되는 ‘김동연 패싱’ 논란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다.

김 부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자신이 챙기는 회의가 4개에서 5개로 늘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경제장관 회의가 4개인데 경제관계장관회의,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 대외경제 관계장관회의는 멤버가 정해진 회의고 청와대 경제수석이 모두 고정 멤버”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머지 하나가 경제현안간담회인데 이 회의는 멤버가 정해진 것이 아니고 현안에 따라 비공개 또는 모두발언만 공개하는 식으로 열린다”며 “그동안 비공개 간담회를 여러 차례 했다”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는 “첨언하자면 회의를 하나 더 만들었다”며 “8일 처음 열리는 혁신성장 관계장관회의”라고 했다.

김 부총리가 청와대 참모들을 불러 회의를 주재했지만 청와대와의 껄끄러운 관계가 회복됐다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최저임금 인상 효과 등을 두고 김 부총리와 각을 세운 장하성 정책실장이나 반장식 일자리수석은 이날 회의에 모습을 비추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김동연 패싱 논란을 부담스러워한 청와대가 보여주기식 행사를 연 것 아니냐”고 했다.

이태훈/김일규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