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가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1~3월)에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타이어 3사는 1분기 매출 2조2080억원, 영업이익 1998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9%, 영업이익은 21.0% 감소했다. 완성차 업체들이 판매 부진에 시달리는 가운데 그 여파가 타이어업계에까지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올 1분기 매출 1조6091억원, 영업이익 1848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1분기에 비해 매출은 300억원 이상 줄고 영업이익은 20.4% 감소했다. 2012년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한 이후 1분기 기준 최악의 영업실적이다.

완성車 시장 침체, 타이어업계 덮쳤다
내수 시장 부진이 실적 악화의 주원인이었다. 한국타이어는 1분기 내수 시장에서 전년 동기보다 20.2% 줄어든 19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 2월 전북 군산공장 폐쇄 발표 이후 반토막 난 한국GM의 판매 실적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타이어는 군산공장에서 생산하던 준중형 세단 크루즈를 비롯해 한국GM의 7개 차종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해왔다.

금호타이어는 1분기 17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인건비와 광고비 등 판매·관리비를 줄여 전년 동기보다는 손실을 110억원가량 줄였지만 지난해 1분기 이후 5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이 회사는 1분기에 타이어를 565만3520개(국내 공장 생산 기준) 판매해 직전 분기에 비해 판매량이 11.6% 감소했다.

넥센타이어의 1분기 영업이익은 32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34.3% 급감했다. 원화 강세 등 불리한 환율 여건과 북미 시장에서의 판매량 감소가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업계의 전반적인 부진이 타이어 3사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의 1분기 영업이익은 6813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반토막 났다. 기아자동차의 1분기 영업이익도 20.2% 줄었다. 한국GM의 내수 판매량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완성차업계의 전반적인 침체로 중국과 미국 등지에 새로 지은 타이어 공장의 가동률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유가 급등의 여파로 원재료인 합성고무 가격까지 오르면 타이어산업은 더욱 고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