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조선 빅3'
저유가와 공급 과잉에 따른 ‘수주절벽’ 터널을 지나고 있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가 올 들어서도 부진한 실적을 이어갔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올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영업손실 123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3422억원의 영업 적자를 낸 데 이어 2분기 연속 적자다.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사우스 프로젝트 등 대형 플랜트 공사가 완료되면서 조업 물량이 줄었고, 엔진기계 부문 수주도 줄면서 매출은 전 분기와 비교해 12.8% 감소한 3조425억원에 그쳤다. 현대중공업은 매출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과 원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연말까지 2000억원 안팎의 적자가 전망된다.

삼성중공업도 478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매출도 전년보다 49.1% 줄어든 1조2408억원을 기록했다.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를 조기에 인도하면서 영업손실을 370억원가량 줄인 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삼성중공업은 작년 말 일찌감치 올해 영업손실이 2400억원에 달할 전망이라고 공시했다.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대우조선해양은 빅3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과 마찬가지로 수주 실적이 저조한 대우조선해양이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대손충당금(손실 발생에 대비해 미리 쌓아두는 금액) 때문이다. 2016년 대규모 분식 회계 사건으로 홍역을 치른 뒤 쌓아온 대손충당금 중 일부가 환입돼 장부상 이익이 증가한 것이다. 대우조선은 작년에도 대손충당금 덕분에 7330억원의 흑자를 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 흑자는 보수적인 회계 처리 결과일 뿐 영업 활동에 따른 경영 개선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