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인공지능(AI) 스피커 '홈팟'의 판매가 예상보다 저조해 출시 3개월 만에 발주량을 줄이는 굴욕을 겪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값 못하는 37만원짜리 홈팟… "애플, 판매 저조에 주문량 줄여"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홈팟 판매량이 크게 줄자 매출 전망을 낮추고, 기기 제조를 맡은 대만 전자업체 인벤텍(Inventec)에 넣는 주문량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출시 당시만해도 AI 스피커 최강자 아마존 '에코'의 유일한 대항마로 여겨졌던 홈팟은 349달러(37만원)라는 비싼 가격과 상대적으로 미흡한 음성 비서 기능 때문에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슬라이스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홈팟은 지난 1월 출시 이전 선주문만으로 AI 스피커 전체 수요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며 큰 히트를 할 것이 예고됐다.

하지만 홈팟이 실제 매장에 등장하면서 매출은 급격하게 줄기 시작했다.

음질은 뛰어나지만 AI 비서 '시리'가 서로 다른 목소리를 구별하지 못하는 등 기능이 에코나 구글 '홈'보다 떨어졌기 때문이다.

또 음악 제공기능이 애플 뮤직에 너무 얽매이는 등 아이폰 의존도가 높은 것도 단점으로 지목됐다.

결국 홈팟은 출시 10주 동안 AI 스피커 시장의 수요 10%를 잡는데 그쳤다.

반면 경쟁상품인 에코와 홈의 시장 점유율은 73%, 14%에 달했다.

홈팟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하루에 10개도 팔리지 않는 등 매장 내 재고가 증가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