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석 LG이노텍 사장 "자외선 LED시장 무궁무진… 판 키울 생태계 만들것"
박종석 LG이노텍 사장(사진)이 2015년 말 취임 이후 2년3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했다. 빛을 비추는 것만으로 공기와 물에서 세균을 없앨 수 있는 UV(자외선) LED(발광다이오드)를 들고서다.

박 사장은 7일 서울 후암로 LG서울역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LG이노텍이 개발한 UV LED 기술로 세계를 한층 더 깨끗하고 위생적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UV LED를 활용한 제품을 개발하려는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UV LED 포럼’을 출범시켜 관련 산업 생태계를 확장할 계획도 밝혔다.

UV LED는 반도체를 활용해 자외선을 방출하는 광원으로, 세균과 바이러스를 없애고 특수물질과 화학 반응해 각종 제조공정에 사용될 수 있다. 2014년 LG이노텍이 관련 제품을 처음 선보일 때만 해도 출력이 2∼10㎽(밀리와트)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00㎽ 제품을 선보였다. 정수기나 공기청정기 등 작은 제품에만 적용되던 것을 넘어 수처리와 식재료 보관 등에 폭넓게 사용 가능하다.

강동현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교수는 “지금까지 시장을 차지해온 UV 램프는 충격에 약하고 수은을 사용해 환경 오염 우려가 컸다”며 “UV LED가 UV 램프를 대체하며 시장을 빠르게 장악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은 내년까지 UV LED 출력을 200㎽까지 키워 세계 최고 경쟁력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담당 사업부장 등이 함께 나왔지만 박 사장이 대부분의 질문에 직접 답했다. 그는 “UV LED 크기도 UV 램프의 10% 정도에 불과해 신발장과 에스컬레이터 손잡이 등 작고 좁은 공간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주요 전자 업체와 자동차 업체에 부품을 납품하는 LG이노텍은 고객사 정보 유출을 우려해 사업 내용을 외부에 노출하지 않았다. 하지만 UV LED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박 사장이 직접 홍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박 사장은 “지난 2년간 LED와 카메라 모듈, 자동차 전자장비, 기판소재 등 다양한 사업 부문이 잘 굴러가면서 시너지를 내도록 회사를 이끌어왔다”며 “다른 사업부에 비해 부진한 LED 사업부가 UV LED를 발판으로 수익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