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이 금호타이어 경영권을 중국의 더블스타에 넘기기로 했지만 회사 정상화까지는 여전히 걸림돌이 많이 남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노동조합은 물론 정치권까지 해외 매각에 반대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고비용 저효율 구조가 개선되기는커녕 경영 상태가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한발짝도 못나간 금호타이어 정상화
금호타이어 노조는 지난 3일에 이어 4일 2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5일에는 회의를 열고 총파업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채권단이 해외 매각 시 노조와 협의하겠다고 제안해놓고 단 며칠 만에 더블스타에 팔겠다고 발표한 것은 노조를 우롱한 처사”라며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3일 시작한 송전탑 고공 농성도 이어갈 계획이다. 자구계획 협상도 중단했다.

일부 정치인도 노조 주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용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호타이어 문제는 노사 합의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며 “해외 매각이든 법정관리든 채권단이 일방적으로 결정해 통보할 사안은 아니다”고 비판했다.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은 “금호타이어 문제는 한 기업이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문제”라며 “해외 매각은 노조의 동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권단은 이달 말까지 노사가 자구계획에 합의하지 않으면 더블스타가 협상을 중단할 것이고, 이 경우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강조하지만 압박이 먹힐지는 미지수다.

업계에서는 금호타이어 노사가 인원 감축과 비용 절감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감내하지 않으면 해외 매각 성사와 상관없이 회사가 적자 수렁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1569억원의 적자를 내며 2009년 이후 8년 만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국내 타이어 3사 가운데 유일하게 매출이 줄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011년 3.6%에서 지난해 2.6%로 해마다 하락하고 있다. 반면 인건비는 꾸준히 오르면서 2016년 말 기준 금호타이어 직원의 평균 연봉은 6900만원으로 한국타이어(6800만원)와 넥센타이어(6100만원)를 웃돈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의 기술력을 흡수해 국내 업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넘어야 할 걸림돌이다. 채권단과 더블스타 간 협상 과정에서 변수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블스타는 채권단에 투자 조건 중 하나로 시설자금으로 최대 2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요구하고 있다. 채권단은 자금 용도를 국내 설비투자로 제한한다면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도병욱/정지은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