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비웃듯… 전문성 인정받은 정책보좌관 출신도 많다
정책보좌관 출신 중에서도 전문성을 인정받은 이들이 여럿 있다. 이들은 정치권 낙하산과 달리 전문성을 바탕으로 경제·금융 분야에서 장관 정책보좌를 통해 실무를 경험한 뒤 각 분야 요직으로 진출했다.

조동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2006년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하던 중 당시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자문관으로 발탁됐다. 이름은 자문관이지만 역할은 정책보좌관과 같았다. KDI에서 연구위원, 거시경제팀장, 거시금융연구부장 등을 지낸 조 금통위원은 손꼽히는 거시경제 전문가다.

KDI 출신으로 2004년 이헌재 부총리 정책보좌관으로 들어간 김동열 중소기업연구원장도 전문성을 인정받은 경우다. 김 원장은 2년 반 가까이 부총리 정책을 보좌한 뒤 현대경제연구원 정책연구실장 등을 거쳐 현 정부 초대 중소기업연구원장으로 선임됐다. 국책연구기관과 민간 연구소 등을 두루 거치면서 정책 입안 경험과 실물 경제 이론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훈 한국국방연구원장도 정책보좌관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원장까지 올랐다. 1982년 연구원에 입사한 노 원장은 2005년 전문성을 인정받아 윤광웅 당시 국방부 장관의 정책보좌관을 지냈다. 이후 연구원으로 돌아가 전력소요분석단장과 부원장 등을 맡았다. 연구원 창설 38년 만에 첫 내부 민간 연구자 출신으로 지난해 9월 원장 자리에 올랐다.

정치인 중에서도 정책보좌관을 거치면서 정무적 판단 못지않게 정책 전문성을 인정받아 금배지를 단 사례가 있다. 2003년 김진표 당시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지낸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그런 경우다.

기동민 민주당 의원도 2004년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지낸 경험을 살려 현재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