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이 일본 대표 전기로 제강업체인 도쿄제철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기술 교류 및 주식 상호 보유에 합의했다. 한국과 일본의 대표 전기로 제강업체인 두 회사는 기술과 자본 교류로 기술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동국제강은 23일 이사회를 열고 일본 도쿄제철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약 1%의 주식을 상호 보유하기로 결의했다. 동국제강은 자사주 115만5000주(약 130억원)를 오는 26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도쿄제철에 매각할 계획이다. 도쿄제철도 비슷한 액수 내에서 동국제강에 자사주를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제휴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 주식까지 교환하기로 한 것”이라며 “기술 공유로 저탄소 고효율 제조기술을 개발해 탄소배출에 따른 비용부담을 줄이고 원가경쟁력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는 전기로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기로 제품 기술·생산 노하우 공유 △저탄소·에너지 절감 기술 교류 △인적 교류 확대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도쿄제철은 84년 전통의 전기로 제강업체로 연간 211만t의 철근, 형강, 열연강판, 냉연강판 등을 생산하고 있다. 매출은 1조2000억원가량이다. 전기로 업체지만 고로제철소가 만들어내는 수준의 고품질 냉연강판까지 생산해낼 정도로 상당한 기술력을 축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은 일본 철강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린 경험이 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고(故) 장상태 동국제강 명예회장은 JFE(당시 가와사키제철)를 방문해 일본어로 연설하며 양사 간 전략적 제휴를 성사시켰다. 당시 공급과잉으로 후판설비를 폐쇄해야 했던 JFE와 자본 유치 및 후판 소재 공급이 절실하던 동국제강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동국제강은 2006년 JFE에 지분 14%를 매각, 자본제휴로 발전시켰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일본 업체들과의 오랜 기술교류를 통해 회사가 후판, 봉강, 형강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게 됐다”며 “일본 업체와 폭넓게 제휴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앞서나가는 철강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