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니커즈, 올해도 꽃길만 걷는다
휠라는 지난해 코트디럭스를 100만 켤레 가까이 팔았다.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의 스니커즈는 품절 사태를 빚었다. 롯데는 평창 패딩에 이어 평창 스니커즈를 내놨다. 지난해 평상복을 운동복 스타일로 편하게 입는 ‘스포티즘’과 맞물려 스니커즈 열풍이 불었다. 올해는 비즈니스 캐주얼을 입는 직장인에게 스니커즈 인기가 확산될 것이란 게 패션업계의 전망이다.

LF는 LF몰에서 브랜드별 인기 스니커즈 제품을 한데 모아 판매하는 ‘베스트 스니커즈 레이스’ 이벤트를 12일 시작했다. 3월 봄학기를 앞두고 시작한 이번 행사는 ‘가장 잘 달릴 올해의 스니커즈’를 주제로 인기 상품을 묶어 소개한다. 발이 편한 신발부터 세련된 색감, 여성스러운 신발 등 다양하게 구성했다. 이달 26일까지 진행한다.

LF가 스니커즈 행사를 따로 마련한 것은 지난해 ‘질바이질스튜어트’의 스니커즈가 목표보다 30% 이상 높은 매출을 올렸기 때문이다.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소비자들이 기본 흰색 스니커즈는 물론 다양한 디자인의 스니커즈를 여럿 구입한다는 데 착안해 행사를 기획했다. 질바이질스튜어트는 올해 스니커즈 제품 수를 작년보다 10% 이상 늘리기로 했다.

울퉁불퉁하고 투박한 느낌의 ‘어글리 스니커즈’도 올해 인기를 끌 전망이다. 어글리 스니커즈의 대표적 제품으로는 발렌시아가 ‘트리플S’와 휠라 ‘디스럽터2’를 꼽을 수 있다. 휠라 디스럽터2는 지난해 6월부터 현재까지 60만 켤레 이상 팔렸다. 휠라가 지난달 신제품으로 내놓은 어글리 스니커즈 ‘레이’도 처음 생산한 8만 켤레가 다 팔려 재생산에 들어갔다.

반스, 아디다스, 나이키, 컨버스 등 스포츠·캐주얼 브랜드도 스니커즈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해 ABC마트에서 품절 사태를 불러일으킨 반스의 ‘스타일36’과 ‘올드스쿨’ 등이 대표적이다. 정장 차림에도 잘 어울리는 단정하고 심플한 스니커즈 수요는 올해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스니커즈 열풍이 불자 정장 구두를 주로 판매해온 브랜드들도 가세했다. 형지에스콰이아는 올봄 ‘글램 스니커즈 시리즈’(사진)를 출시했다.

강수호 형지에스콰이아 대표는 “올봄에는 디자인과 실용성이 모두 뛰어난 스니커즈를 찾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