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도 올해 미국산 275만배럴 수입 확정…"미국산 가격경쟁력 좋아져"

국내 정유업계가 올해도 미국산 원유수입을 확대한다.

중동산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우리나라 원유 시장에서 수입선 다변화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사업 자회사인 SK에너지는 올해 1분기에만 미국산 원유 300만배럴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지난해 국내 정유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552만배럴의 미국산을 들여온 데 이어 올해도 이런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2016년 11∼12월 국내 정유사로는 처음으로 미국산 200만 배럴을 수입한 GS칼텍스도 올해 275만배럴의 도입을 확정했고 추가 수입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도입 물량은 481만배럴이었다.

지난해 206만배럴과 50만배럴의 미국산을 각각 도입한 현대오일뱅크와 한화토탈도 추가 수입을 위해 모니터링 중이다.

그간 우리나라는 중동 산유국들이 매기는 '아시아 프리미엄'에 속수무책으로 당해왔다.

아시아 프리미엄은 중동 산유국들이 아시아 지역에 판매하는 원유 가격을 다른 지역보다 높게 책정하는 정책을 말한다.

아시아 국가들은 다른 지역에서 원유를 수입하려고 해도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아시아 프리미엄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미국산 원유는 미국 정부의 원유 수출 금지조치에 따라 우리가 원하더라도 들여올 수 없었다.

그러다가 2015년 말 원유 금수조치가 해제되면서 미국산도 국내에 들어올 수 있게 됐다.

본격적으로 수입이 시작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이처럼 국내 정유업계가 미국산 원유에 관심을 돌리게 된 것은 이제는 중동산과 비교해도 경제성이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두바이유 가격이 꾸준히 상승함에 따라 운송 비용을 고려하더라도 미국산 원유 가격이 오히려 저렴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특히 SK에너지는 중동산 이외 지역에서 저렴한 제품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유 도입을 수행하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24시간 글로벌 원유 시장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해외 지사를 구축한 상태다.

두바이, 런던, 싱가포르, 휴스턴 등 해외 주요 원유 시장에 모두 연락망을 갖춘 국내 정유사는 SK이노베이션이 유일하다.

또 SK에너지는 빅데이터 관리 등을 통해 저렴한 원료를 찾는 최적의 시스템도 구축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최대 마진 확보를 위한 원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공급선 다변화 노력을 지속했다"며 "앞으로도 원유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경제성이 확보된다면 지속적으로 미국산 원유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