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일 충북 진천 한화큐셀 공장을 방문해 일자리 나누기 공동선언식을 마친 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앞줄 왼쪽 일곱 번째)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금춘수 한화그룹 부회장(뒷줄 왼쪽 여덟 번째)과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다섯 번째) 등 한화그룹 관계자를 비롯해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아홉 번째),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앞줄 왼쪽 세 번째),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두 번째), 이시종 충북지사(여덟 번째) 등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충북 진천 한화큐셀 공장을 방문해 일자리 나누기 공동선언식을 마친 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앞줄 왼쪽 일곱 번째)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금춘수 한화그룹 부회장(뒷줄 왼쪽 여덟 번째)과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다섯 번째) 등 한화그룹 관계자를 비롯해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아홉 번째),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앞줄 왼쪽 세 번째),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두 번째), 이시종 충북지사(여덟 번째) 등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한화그룹의 태양광 계열사인 한화큐셀이 주당 근로시간을 단축해 500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근로시간을 줄여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정부 정책이 기업에 반영된 첫 사례로 꼽힌다. 삼성그룹(삼성전자)과 SK그룹(SK하이닉스·SK텔레콤)도 근로시간 단축에 나선 만큼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 같은 움직임이 확산될지 관심이 쏠린다.

일자리 어떻게 늘어나나

한화큐셀 노사는 1일 충북 진천공장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이시종 충북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화큐셀 일자리 나누기 공동선언식’을 열었다. 문 대통령이 10대 그룹(한화 8위)의 국내 생산현장을 방문한 것은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한화큐셀, 근로시간 줄여 500명 신규 채용
재벌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그동안 대기업과 거리를 둬온 문 대통령이 한화큐셀을 찾은 것은 정부가 추진 중인 근무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정책의 모범사례라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탈(脫)원전·탈석탄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신재생에너지(태양광)의 핵심 부품인 태양광 셀과 모듈을 생산하는 기업이라는 점도 방문 이유로 꼽힌다.

문 대통령은 “한화큐셀은 노사 대타협의 첫 번째 모범사례로 3020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부합하는 글로벌 태양광 기업”이라며 “다른 기업들은 해외로 나가는 데 반해 한화큐셀은 한국으로 들어와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화큐셀을 업어드리려고 왔습니다. 진짜로 업어드릴까요?”라며 기뻐하기도 했다.

한화큐셀 충북 진천·음성공장은 오는 4월부터 생산 라인 3조3교대 근무를 4조3교대로 바꿔 1인당 근로시간을 주 56시간에서 42시간으로 줄일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직원(1550명)의 32%인 500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근무시간을 줄인 뒤에도 기존 임금의 90% 이상을 보전해 주기 위해 노력할 방침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근로시간은 기존보다 25% 줄어들지만 임금은 10%만 감소하는 만큼 회사의 인건비 부담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대신 국내 투자

김 회장은 2010년부터 태양광 사업을 한화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투자를 확대해 왔다. 그는 “태양광 같은 미래 사업은 장기적으로 키워야 하니, 당장의 수익에 일희일비하지 말라”며 투자를 밀어붙였다. 한화큐셀은 8GW의 태양광 셀·모듈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셀(태양전지) 생산시설 기준으론 세계 1위다.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 시설인 진천공장(3.7GW)을 비롯해 중국(2.5GW)과 말레이시아(1.8GW) 등 해외공장도 가동 중이다. 전기요금과 인건비가 국내보다 저렴해 제조원가가 낮은 말레이시아 대신 국내(진천)에 공장을 지은 것도 ‘기업은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김 회장의 사명감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6년 7월 진천공장을 방문해 “고용 증대와 태양광산업의 전략적 육성을 위해 당초 후보지였던 말레이시아 대신 국내에 공장을 지었다”고 했다.

한화큐셀은 작년 매출(1조1532억원)의 70%(8065억원)가 수출에서 나왔을 정도로 수출 효자 노릇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지만 오는 7일부터 미국의 태양광 제품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가 발효되면 올해 대미(對美) 수출 여건이 크게 나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화큐셀 등 국내 태양광업계는 정부에 내수시장 확대 차원에서 태양광 발전량을 늘려줄 것을 건의하고 있다.

국내 태양광 셀·모듈 생산 규모는 8GW에 달하는 반면 2022년까지 정부의 태양광 도입량은 연 1.44GW에 그친다. 올해 종료되는 태양광 제조시설 투자세액공제(기업 규모별로 1~5%) 연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