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하지만 “경제가 탄탄하다”며 오는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Fed가 내년에도 최소 두세 차례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Fed는 이날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만장일치로 현 기준금리(연 1.00~1.25%)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공개된 Fed 경기동향 분석 보고서(베이지북)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보통 수준보다 약간 낮다고 진단돼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이날 Fed 발표문에서 가장 주목되는 건 미국 경제가 더욱 개선됐다고 평가한 대목이다. Fed는 “경제활동이 허리케인과 관련한 혼란 속에도 탄탄한 속도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9월엔 “경제활동이 완만하게 증가했다”고 표현했다. 수식어가 ‘완만하게’에서 ‘탄탄한 속도로’로 바뀐 것이다.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지난 2분기 3.1%(연환산)를 기록한 데 이어 3분기에는 3%에 달했다.

Fed는 9월 “실업률은 낮게 유지됐다”고 했으나 이번엔 “허리케인이 고용 감소를 야기했지만 실업률은 추가로 하락했다”고 발표 문구를 변경했다. 9월 실업률은 4.2%로 8월보다 0.2%포인트 낮아졌다. 2001년 2월 이후 최저다.

Fed가 이처럼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하자 시장은 향후 여러 차례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했다. 릭 리더 블랙록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트위터를 통해 “Fed가 12월 금리를 올리고, 내년 두세 차례 추가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중앙은행(BoE)은 미국보다 먼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BoE는 2일 정례통화정책위원회에서 연 0.25%로 사상 최저 수준이었던 기준금리를 0.50%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영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2007년 6월 이후 10년 만이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