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미국의 다우존스 지속경영가능지수(DJSI) 평가에서 사회적 가치부문 1위에 올랐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발화사건과 이재용 부회장의 최근 뇌물죄 유죄 판결 등 대내외 악재에도 삼성전자의 기업 가치가 높게 평가받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2017 DJSI 월드지수’ 평가에서 컴퓨터 및 주변기기·사무용 전자제품 업종에서 사회적 가치 부문 1위에 올랐다고 10일 밝혔다. DJSI지수는 다우존스와 스위스의 투자업체 로베코샘이 공동으로 사회 경제 환경 등 3개 부문의 지속가능 가치를 매년 평가해 내놓는다. 전체 평가대상 기업 중 상위 10%만 월드지수에 편입된다. 삼성전자는 2009~2015년 7년 연속 포함됐다가 지난해 제외된 뒤 올해 다시 편입됐다.

사회 부문은 △기업의 투명성과 사회적 가치 △인권과 노사 관계 △임직원의 회사 만족도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등을 종합 평가한다. 이 부회장에 대한 유죄 선고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경쟁사 중 1위에 오른 것은 아직 1심인 데다 한국의 독특한 정치적 상황과 관련된 판결로 보는 해외 투자자의 시각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정보기술(IT) 기기를 활용해 교육 부문에서 특화한 삼성전자의 글로벌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경제부문 평가에서 6위, 환경부문은 3위에 올랐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발화 사건에도 불구하고 신속하고 과감한 리콜대책을 발표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 10억원 이상 후원금 이사회 승인과 거버넌스위원회 신설 등 이사회의 투명성과 리스크 관리 능력을 높인 것도 긍정적으로 반영됐다.

삼성전자가 속한 컴퓨터·주변기기·사무용 전자제품 업종은 HP, 코니카 미놀타, 에이서, 리코, 후지필름 등 20여 개 글로벌 기업이 포함됐다. 이 중 삼성전자를 비롯해 5곳만 DJSI 월드지수에 포함됐다. 전체 평가 대상 기업은 총 2528개로, 이 중 월드지수에 편입된 국내 기업은 23개에 불과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평가 결과는 전례없이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도 삼성전자의 경영체질이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