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도입에 밀려나는 금융소외계층…60세 이상 모바일결제 이용비율 5% 불과
은행 점포·창구 축소해 거래 위해 더 오래 기다리고 더 먼 거리를 이동해야

금융팀 = 디지털 금융거래가 확산하지만, 노년층이나 장애인 등이 그 편익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이른바 '디지털금융 문맹'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전통적 방식의 창구 거래를 할 수 있는 금융기관 영업점도 줄어들고 있어 디지털금융 소외계층이 겪는 불편이 더 커질 우려가 있다.

한국은행이 발간한 2016년도 지급결제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 금융 거래 활용 비율은 연령에 따라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조사에 응한 이들 중 PC를 이용하는 응답자(전체의 80.4%) 가운데 인터넷 뱅킹 및 대금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은 20대가 82.4%로 가장 높았고 60대 이상은 52.9%였다.

60대 이상이 이들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은 1년 전(31.8%)과 비교해 상승했지만, 전체 연령대 가운데 가장 낮은 비율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았다.

인터넷 뱅킹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개인정보 유출 우려'(70.9%)나 '안전장치 불신'(67.9%) 등이 주로 거론됐다.

여기에는 '구매절차 복잡'(56.5%)이나 '인터넷 사용 미숙'(37.5%) 등도 포함돼 인터넷이나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것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했다.

노년층은 모바일 서비스 이용면에서는 더 취약했다.

조사 시점으로부터 6개월 이내에 모바일결제를 이용한 비율은 30대가 41.8%로 가장 높았고 60대 이상은 5.0%에 그쳤다.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이유로 인터넷 사용 미숙을 지목한 이들은 56.1%였고 구매절차가 복잡하다는 점을 거론한 응답자는 67.5%였다.

조사 대상자 2천500명 전원이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단말기를 보유하고 있고 92.4%가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

게다가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았으나 경제적인 이유로 모바일 기기 등 인터넷 접속 장치를 가지고 있지 않거나 장애로 인해 이들 기기를 원활히 사용하기 어려운 취약 계층은 아예 디지털 금융 서비스에 접근조차 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주요 금융기관이 비용 절감을 위해 점포를 줄이거나 창구 규모를 축소하려는 움직임마저 있다.

디지털금융 소외계층은 거래를 위해 더 오래 기다리고 더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이들이 겪는 불리함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시중은행은 창구에서 예금 상품에 가입하는 고객에게는 인터넷·모바일 뱅킹을 이용하는 이들보다 0.1∼0.2% 포인트 정도 낮은 금리를 적용하는 경우가 있다.

대출의 경우 반대로 높은 금리를 적용하기도 한다.

발품을 팔아 매장 간 노인들이 인터넷쇼핑몰을 이용한 젊은이들보다 같은 상품을 비싸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 비슷한 현상이 금융 거래에서도 발생하는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