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현지 국영선사 바흐리와 스마트십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앞줄 왼쪽)와 알리 알하르비 바흐리 최고경영자(CEO)가 체결식 후 악수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이 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현지 국영선사 바흐리와 스마트십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앞줄 왼쪽)와 알리 알하르비 바흐리 최고경영자(CEO)가 체결식 후 악수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해운사인 바흐리와 ‘스마트십’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막대한 자금력을 가진 중동 선사와 함께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7일 사우디 현지에서 바흐리와 스마트십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스마트십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이를 우선적으로 바흐리 보유 선박에 적용하기로 했다. 바흐리는 세계 최대 규모(37척)의 초대형 유조선(VLCC)을 갖춘 선사로 현대중공업,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 등과 함께 합작 조선소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십이란 정보통신기술(ICT)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연비, 배출가스, 운항노선 등의 효율을 최적화하는 운항시스템을 일컫는다. 이를 도입하면 선박을 원격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뿐만 아니라 적절한 정비 시점까지 알려줘 상당한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지금까지 현대중공업이 인도한 300여척의 선박에 스마트십의 ‘초기 모델’이 탑재돼 성과를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중공업이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추진 중인 사우디 합작 조선소 건립과 이번 MOU는 현대중공업 오너 3세인 정기선 전무(35)가 주도했다. 정 전무는 현대중공업을 설립한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현재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다. 정 전무는 “이번 MOU는 조선·해운분야에서 업계를 선도하는 양사가 4차 산업혁명을 함께 준비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기술력과 바흐리의 선대 운영 노하우를 접목해 제조업과 ICT를 융합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