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배터리 발화 사태로 단종된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사진)의 리퍼비시 제품(리퍼폰) 판매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삼성전자는 27일 자사 뉴스룸을 통해 재고로 보유했거나 소비자로부터 회수한 갤럭시노트7 306만대를 리퍼폰으로 판매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본지 2월21일자 A13면 참조

갤노트7 리퍼폰으로 판매
리퍼폰은 불량품이나 중고품을 신제품 수준으로 탈바꿈시켜 원래보다 싼값에 다시 출고하는 재생폰을 말한다. 29일 차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 공개를 앞두고 갤럭시노트7 관련 이슈를 완전히 털어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뉴스룸에서 “그동안 회수한 갤럭시노트7 재활용과 폐기에 관해 세 가지 원칙을 확정했다”며 “리퍼폰으로 판매해 대여폰 등으로 활용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리퍼폰 판매와 관련해 “국가별로 규제(안전)당국, 통신사업자 등과 협의가 필요하다”며 “리퍼폰은 시장 수요를 고려해 판매 시장과 시점을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어 “(리퍼폰으로 판매하지 못할 경우) 재사용이 가능한 부품을 추출해 판매·활용하고, 금속 물질을 추출하는 등 친환경적으로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는 “전문업체를 통해 재사용할 수 있는 반도체 및 카메라 모듈 등을 추출하고, 테스트용 시료 제작 등의 용도로 부품을 판매할 계획”이라며 “희귀 금속인 구리, 니켈, 금, 은 등은 친환경 재활용 업체를 통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갤럭시노트7을 폐기하지 말고 재사용하거나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라고 삼성전자를 압박해 왔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미국뿐 아니라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신흥시장에서 기존 출고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갤럭시노트7 리퍼폰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퍼폰 판매로 삼성전자가 파악한 7조원대 손실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말부터 출고된 갤럭시노트7을 회수하고 새 제품으로 교환해 줬다. 이로 인해 3조원대 중반의 손실을 봤다. 여기에 2000만대를 판매하려던 애초 계획에 대한 기회손실까지 합쳐 7조원대 초반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