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충영(왼쪽부터), 장하성, 신성환, 유병규.
안충영(왼쪽부터), 장하성, 신성환, 유병규.
소득 양극화가 성장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대기업·중소기업의 이중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럴 때일수록 구조조정을 통해 성장 잠재력을 키우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도 맞섰다.

9일 서강대에서 한국경제학회·한국금융학회가 주관한 ‘2017 경제학 공동학술대회’ 제1전체회의에서 안충영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 겸 중앙대 석좌교수는 “저성장이 장기화하면서 소득 양극화가 고민으로 떠올랐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장동력 창출은 중소기업 근로자의 낮은 생산성과 임금을 향상하고 혁신형 창업을 유도해 수출 사업화하는 데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생산과 수출, 고용 등에서 심한 이중구조를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소기업은 업체 수에서 99%, 고용에서 88%를 차지하지만 총생산은 대기업 비중이 52%로 더 높다. 중소기업의 1인당 부가가치 생산성은 대기업의 3분의 1에 머문다는 지적이다.

안 위원장은 “생계형 업종과 품목에 종사하는 저소득 소상공인이 많아 이들의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에 대해서는 “혁신의 DNA를 뿌리내리고 벤처 창업을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하성 고려대 교수는 ‘국민은 어떤 경제를 원하고 있는가’라는 발표문에서 “국민 사이에서 계층 간 불평등이 악화했고 저소득층은 경제 성장의 혜택에서 소외됐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15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누적증가율은 249.0%이지만 평균 가계소득의 누적증가율은 90.5%에 그쳤다.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 원장은 “금리 상승,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기업의 경영 환경이 어려워질수록 구조조정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유병규 산업연구원 원장도 미국 트럼프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을 우려하며 산업과 수출 경기를 활성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출 시장 다변화와 상품 차별화, 4차 산업혁명 기술력 제고 등이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