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비교적 이른 시점'에 이뤄질 수 있으며, 금리를 너무 늦게 올리면 위험자산 선호 현상을 지나치게 부추길 수 있다고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지적했다.
옐런 의장의 이런 언급은 다음 달 금리 인상에 대한 분명한 신호라고 시장에선 풀이했다.

옐런 Fed 의장은 17일 상·하원 합동경제위원회 청문회 출석에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 "이달 초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위원회는 목표금리 인상의 근거가 더 강해져 추가 발표될 경제지표들이 양호하다면 금리인상이 비교적 이른 시점에 적절해질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비교적 이른 시점'이라는 표현은 지난 2일 연준이 발표한 FOMC 회의 결과 성명에 포함되지 않은 문구다.

옐런 의장은 이날 성명에서 "FOMC가 연방기금금리의 인상을 너무 오래 지연하면 통화정책을 비교적 급격하게 긴축하는 결과를 낳을 것" 이며 "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너무 오래 유지한다면 지나친 위험(자산) 선호현상을 부추기고 금융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 중앙은행은 지난해 12월에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0.25∼0.5%로 올린 뒤 이달 초 열린 FOMC 정례회의 때까지 계속 금리를 동결했다.

옐런 의장은 미국 경제의 현 상황에 대해서도 낙관론을 폈다. 그는 성명에서 "미국 경제가 이전에 기대했던 것에 비해 움직일 여지(room to run)를 좀 더 갖게 됐다" 며 "미국 경제는 올해 초 다소 억눌렸던 모습에서 벗어났다"고 밝혔다.

현재의 미국 금리 수준을 '완화적'이라고 규정한 옐런 의장은 그러나 통화정책이 경기를 과열시키거나 침체시키지 않는 금리 수준인 '중립 금리'에 비해 크게 낮지 않고 '어느 정도 낮은' 상태기 때문에 "앞으로 몇 년간 중립적인 통화정책을 달성하기 위해 금리를 점진적으로만 인상해도 충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뒤이은 청문회에서 옐런 의장은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 뒤에도 기준금리 인상을 위한 근거가 강화돼 왔으며, 트럼프 정부에서도 중도에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고 2018년 1월로 되어 있는 임기를 끝까지 마치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뉴스 등 미국의 경제전문매체들은 옐런 의장의 이런 언급에 대해 트럼프 당선과는 무관하게 옐런 의장이 12월에 금리를 올리겠다는 의지를 여전히 갖고 있음을 내비쳤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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