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업종 연계 통합포인트 출시…일각에선 '깜짝 이벤트'에 불과 비판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권의 수신금리가 사실상 0%대로 떨어지면서 은행권이 고객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묘안 짜기에 골몰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다른 업종과의 협업을 통해 연계상품을 출시하거나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고객 확보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내달 초 새로운 형태의 멤버십 포인트제도인 '우리멤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우리멤버스를 통해 쌓이는 포인트인 '위비 꿀머니'로 수수료나 대출이자 납입 등에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제도다.

1만원 이상 포인트를 적립하면 현금인출기를 통해 현금으로 직접 바꿀 수도 있다.

OK캐시백, CJ One 등 타사 포인트와의 제휴를 통해 고객의 사용 선택 폭을 넓힌 것도 장점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이기 때문에 금리로는 다른 은행과 차별화하기 힘들다"며 "이종업계와의 다양한 제휴를 통해 부가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 SK텔레콤과의 협업을 통해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한 KB국민은행은 LG유플러스와 함께 이번 주 중 데이터 혜택과 은행수수료 면제 서비스를 결합한 예금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일부 상품의 수신금리를 인하하지 않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최근 3개월간 출시된 상품 중에서 2~3개 상품의 수신금리를 그대로 두는 방안을 최종 검토 중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출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품의 금리를 내리는 건 고객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며 "역마진이 발생하더라도 고객과의 신뢰를 쌓는 게 더 중요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다수"라고 말했다.

전산통합으로 하나ㆍ외환은행의 통합을 완성한 KEB하나은행은 기존 하나멤버스 서비스를 좀 더 세밀하게 다듬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자산관리(WM) 서비스 제공을 확대하고자 전 영업점으로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를 확대하는 한편, 기업자금관리와 외환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KEB하나은행은 이번 주 중 시중금리보다 0.2∼0.3%포인트 높은 스포츠마케팅과 연계한 신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외국계 시중은행인 SC제일은행은 고객 이탈을 방지하고, 신규 고객을 잡고자 경품으로 골드바까지 내걸었다.

농협은행은 예적금과 펀드에 가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NH금융상품마켓 상품가입 대고객 이벤트'를 내달 말까지, 공인인증서 신규발급 대고객 이벤트를 이달 말까지 진행한다.

SC제일은행은 자유입출금통장인 마이플러스통장의 출시 1주년을 기념해 6월 말까지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골드바(10돈)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와 함께 오는 31일까지 마이플러스 계좌 신규 개설자에 대해 2개월간 최고 0.1%포인트의 추가금리를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마이플러스는 은행 정기예금과 비슷한 수준인 최고 연 1.5%의 금리를 제공하는 수시입출식 상품으로, 수시입출금으로는 은행권 최고 금리를 보장한다.

씨티은행은 저금리 시대에 맞춘 고객자산관리 서비스 강화를 주요 전략으로 채택, WM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권의 이 같은 이벤트와 서비스 개선이 계좌이동제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판매 때처럼 말 그대로 '반짝 이벤트'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대표는 "은행들이 수신금리 인하의 비난을 모면하기 위해서 일시적인 마케팅을 하는 것일 수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이런 마케팅이 고객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박의래 기자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