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씨티은행이 중국 시장에서 은행 지점을 축소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온라인 뱅킹이 중국에서도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데 대응하기 위해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씨티은행 중국법인이 베이징, 랴오닝성 다롄, 광둥성 선전 등지에 있는 지점 몇 곳을 폐쇄했다고 17일 보도했다. 이 중 선전 첸하이 자유무역구에 있는 지점은 개설된 지 1년이 안 됐지만 전격 폐쇄됐다. 씨티은행 아시아태평양본부인 홍콩법인 측은 중국 내 일부 지점을 폐쇄한 사실은 시인했지만 올해 말까지 총 몇 개의 지점을 없앨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지점 폐쇄로 씨티은행은 중국 13개 도시에 총 46개의 지점을 보유하게 됐다.

씨티은행은 그동안 중국사업 강화를 위해 올해 말까지 중국 지점을 총 100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에 따라 공격적으로 지점을 늘려왔다. 이번 지점 폐쇄는 씨티은행이 중국사업 전략을 수정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SCMP는 분석했다.

씨티은행 측은 온라인 뱅킹 이용 급증이 전략 수정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제임스 그리피스 씨티은행 홍콩법인 대변인은 “씨티은행 중국법인 이용 고객의 금전거래 중 95%가량이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온라인 뱅킹으로 이뤄지고 있어 지점을 방문하는 고객이 급격하게 줄었다”며 “이제 스마트폰이 은행 지점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따라서 “중국의 새로운 금융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온라인 뱅킹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