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벌크전용선사업부를 약 1200억원에 매각한다.

현대상선은 국내 토종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가 투자한 에이치라인해운에 벌크전용선사업부를 매각하기로 하는 본계약을 5일 체결했다. 매각금액은 약 1200억원이다. 에이치라인해운은 현대상선 부채 약 4200억원도 떠안기로 했다. 매각이 최종 성사되면 현대상선은 부채를 줄이고 약 1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게 된다.

본지 1월21일자 A1, 6면 참조

현대상선의 벌크전용선사업부는 선박 12척 규모로 한국전력 자회사, 포스코, 글로비스 등과 16건의 장기운송계약을 맺어 사업을 벌여왔다. 벌크전용선사업부는 지난해 3분기 약 1600억원의 누적 매출을 올렸다. 현대상선 벌크선 전체 매출에서 약 20%를 차지했다.

현대상선은 당초 벌크전용선사업부와 미국 법인 등을 기초자산으로 3000억원 규모의 영구채권 발행을 추진했지만 신용등급 하락 등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었다. 오는 4월과 7월 각각 1200억원과 24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를 맞는다. 채권단은 3월 말까지 현대상선이 제출한 자구안 이행 정도를 고려해 출자전환 등 지원 조치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현대상선은 지난해 연결기준 253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자본잠식 상태라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5조7665억원으로 전년 대비 11.5% 감소했고, 당기순손실은 4434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현대상선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계는 6조851억원, 부채총계는 5조6075억원 규모로, 자본총계는 4776억원이다. 이 회사의 자본금은 1조1825억원 규모로, 자본금의 63.2%가 잠식 상태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후 5시39분부터 11일 오전 9시까지 주권 매매거래를 정지시켰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날 현대상선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에서 ‘B-’로 두 단계 내렸다. 한국기업평가도 현대상선의 장기신용등급을 ‘B+’에서 ‘B-’로 두 단계 낮췄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