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브루킹스 연구소' 만드는 기업인
국내 1위 가구기업인 한샘의 창업자 조창걸 명예회장(얼굴)이 ‘한국형 브루킹스연구소’를 세운다. 한국의 미래 전략을 짤 싱크탱크를 세우기 위해 4400억원을 ‘한샘드뷰(DBEW) 연구재단’에 출연하기로 했다.

조 명예회장은 26일 “한국이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으려면 지식과 문화밖에 없는데 똑똑한 지식인들이 특정 단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로펌에만 간다”며 “이들을 한데 모아 미래 전략을 짤 한국형 브루킹스연구소를 만들기 위해 사재 출연으로 그 첫 벽돌을 쌓으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샘드뷰 연구재단은 ‘동양과 서양을 뛰어넘는 디자인(Design Beyond East & West)’을 만들자는 한샘의 디자인 철학에서 이름을 따왔다. 최양하 회장에게 1994년부터 대표이사(당시 전무)직을 맡기고 중국 일본 미국 등을 다니며 폭넓게 네트워크를 구축한 조 명예회장은 1970년 창업 당시부터 한국형 브루킹스연구소를 꿈꿔 왔다. 창업 직전 서울대 건축학과 동문인 김석철 씨와 함께 ‘서울대 응용과학연구소’를 세웠을 때부터다.

조 명예회장은 “언젠가 한국의 미래 전략을 이끌 싱크탱크를 만들자”고 다짐했고 30세 때의 꿈을 76세인 올해 실현하기로 한 것이다.

조 명예회장은 한샘 지분 60만주(약 1000억원)를 시작으로 모두 260만주(약 4400억원)를 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 매출 1조3249억원(2014년)을 올리는 중견기업인이 국가를 위한 연구소를 세우기 위해 재산 절반을 내놓는 것은 처음이다. 그는 “한·중·일의 정·재·학계 전문가를 아우르는 최고의 싱크탱크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