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기술적 디폴트' 강조…"경제 파국 없을 것"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맞은 아르헨티나에서 경기침체 속에 물가는 계속 뛰는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이번 디폴트 위기가 경제 파국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브라질 주요 언론은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 디폴트 위기로 아르헨티나에서 당분간 경기 침체와 인플레율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등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나타내는 등 침체 국면을 지나고 있다.

연간 인플레율은 25%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르틴 레드라도 전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총재는 "이번 디폴트 위기로 성장률이 1%포인트가량 떨어지고 통화가치 하락의 영향으로 인플레율 상승 압력이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학자 마르틴 테타스도 하반기 중 인플레율 상승과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 하락, 내수소비 감소, 산업생산 둔화 등이 동시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상반기 경기침체가 하반기로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면서 "단기간 내에 상황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르헨티나가 디폴트 위기에 빠졌으나 경제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디폴트 위기 때문에 경기 침체와 인플레율 상승이 이어질 수는 있으나 아르헨티나 경제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아르헨티나의 현 상황이 국가의 지급능력 부족 때문이 아니라 미국 법원의 결정에 따른 '기술적 디폴트'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지난 2001∼2002년 당시와 같은 국가부도 사태로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르헨티나의 악셀 키칠료프 경제장관은 전날 "아르헨티나는 미국 헤지펀드들이 주도한 채권자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면서 "아르헨티나 국민의 미래를 위험에 빠뜨리는 협정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호르헤 카피타니치 대통령실장은 아르헨티나가 디폴트 상황에 빠지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경기부양 정책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