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31일. 오전 내내 눈치보기 장세를 연출하던 뉴욕 증시는 오후부터 급등하기 시작했다.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가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과의 협상이 성공적”이라고 한 발언이 전해지면서다. 의회 지도부는 “협상 타결이 매우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재정절벽 협상 우려로 5거래일 동안 하락했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이날 1.3%(166.03포인트) 급등한 채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도 1.69%(23.76포인트)나 오른 1426.19를 기록했다. 이로써 다우존스지수는 2012년을 7.3% 상승한 채 마칠 수 있었다. 재정절벽 협상은 지난해 11월6일 대통령 선거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된 직후부터 두 달여 동안 시장에 최대 변수로 작용해왔다. 공화당이 다시 하원을 장악하면서 정치적 교착상태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었다.

크리스토퍼 정 모건스탠리 웰스매니지먼트 이사는 “드디어 정치적 불확실성이 사라졌다”며 “관망세를 보였던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되살아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연소득 40만달러(부부합산 45만달러) 이상인 사람에 대한 자본이득세 및 배당세율이 올라간 것은 부정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부채한도 증액 협상이 남아 있어 재정절벽이 아직 끝난 게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JP모건체이스는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1분기에 있을 부채한도 증액 협상이 더 어려운 협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재정절벽은 하나의 산이 아니라 여러 개의 언덕으로 구성돼 있다”면서 “앞으로 몇 달간 더 워싱턴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