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4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리는 제3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차기 회의를 한국에서 개최하자는데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사공일 G20 기획조정위원장 겸 한국무역협회장이 9일 밝혔다.

3차 G20 회의 의제협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한 사공 위원장은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번 피츠버그 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이 차기(4차) 회의 개최를 결정할 것으로 보이며, 개최지로는 아시아 지역, 그 가운데서도 한국으로 해야 한다는데 어느 정도 교감이 이뤄져 있다"고 말했다.

사공 위원장은 "2차 G20 정상회의가 올해 4월 런던에서 열린 것은 영국이 올해 G20 재무장관 회의 의장국이 때문"이라면서 "내년 G20 재무장관 회의 의장국은 한국이기 때문에 G20 정상회의 개최국으로 한국이 결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들도 한국의 차기 G20 정상회의 개최를 적극 지원하는 분위기라고 사공 위원장은 전했다.

작년 11월 제1차 G20 정상회의가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후 5∼6개월 간격으로 후속 회의가 열리고 있기 때문에 4차회의는 내년 2월께 개최될 가능성이 높지만, 기후조건을 감안할 때 내년 4월께가 최적기라고 사공 위원장은 밝혔다.

그는 그러나 각국 정상들의 일정을 감안할 때 개최 일정은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G20 정상회의가 G8 정상회의를 대체할 가능성에 대해 사공 위원장은 "상대적으로 참가국이 많은 G20가 의사를 결집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참가국 수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지구촌의 주요 경제문제에 제대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G8만으로는 곤란하다는 점이 이미 확인된 만큼 G20가 새로운 관리기구로 자리잡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사공 위원장은 "미국의 과도한 재정.무역적자와 중국 등 신흥시장국의 막대한 무역흑자로 요약되는 글로벌 불균형 현상은 G8보다는 G20가 다뤄야 하며, 기후변화협약도 중국과 인도 등을 빼고 논의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지적하면서 "앞으로 G20가 글로벌 주요이슈를 다루는 기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경제의 회복이 단기간에 그친 후 다시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이른바 `더블 딥'에 대한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데 대해 사공 위원장은 "G20가 국제공조를 통해 글로벌 불황을 막아낸 것처럼, 앞으로도 정책공조가 계속 원활하게 이뤄질 경우 더블 딥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