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와 삼성전자의 글로벌 TV시장 질주가 일본과 대만 LCD(액정표시장치) 업체들에 단비가 되고 있다. LG 삼성이 자체 생산하는 패널 물량만으로는 늘어나는 LCD TV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게 되자 일본과 대만으로 구매선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 고위관계자는 30일 "하반기 500만장의 LCD 패널을 대만과 일본업체들로부터 공급받을 계획"이라며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하는 패널만으로는 올해 LCD TV 판매 목표로 삼은 1800만대를 만들어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대만 AUO와 CMO,일본 샤프 등에 주문한 500만장은 하반기 LCD TV 예상 판매량 1000만대의 절반을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지난해 하반기 필요한 패널의 85%가량을 자회사인 LG디스플레이로부터 공급받은 것과 비교하면 외부 패널의 비중이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삼성전자도 하반기 해외 LCD 업체들로부터 공급받는 패널의 비중을 50%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소니와 합작해 만든 LCD패널 제조업체인 S-LCD의 생산 능력을 종전의 두 배인 월 14만장으로 늘렸음에도 불구,패널이 부족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본 대만 기업들과 막바지 물량 협상을 벌이고 있다"며 "중국 TV 제조업체들도 마찬가지 사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해 초 대규모 감산을 실시했던 대만 LCD 업체들은 떨어졌던 가동률을 정상화시키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아울러 새로운 설비들을 잇따라 생산현장에 투입,LCD 호황기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LCD 패널 세계 3위인 AUO는 당초 7~9월중 가동 예정이었던 LCD용 유리기판 설비의 가동 시점을 6월로 앞당겼다.

유리와 필름,편광판 등 LCD 패널에 들어가는 부품 · 소재 기업들의 공장가동률도 일제히 상승하고 있다. LCD용 유리 분야에서 세계 2위인 일본의 아사히글라스는 가동을 보류해온 한국 공장의 새 설비를 3분기부터 가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송형석 기자/도쿄=차병석 특파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