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제 비관론자 '닥터 둠(Dr. Doom)'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한국 경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국발 금융위기를 예측해 전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은 국제 거시경제학 전문가 루비니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는 27일 "한국은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며 "곧이어 아주 건실한 성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니 교수는 SBS가 27, 28일 이틀간 서울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개최하는 '서울디지털포럼 2009'의 기조연설 '지속적 성장으로의 복귀와 한국경제'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과 한국경제에 대해서는 지난 1997년 경제위기 무렵부터 오랫동안 공부해왔다"며 "그동안 굉장히 놀라운 성과를 이룩한 것을 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통화와 재정정책이 많이 바뀌었으며 무역 등 교역의 문을 성공적으로 열어놓았다"며 "미국, 영국발 금융위기가 찾아왔지만 지난 10년간 한국의 경제정책이 많이 바뀌어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루비니 교수는 계속해서 한국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이어갔다. 그는 "아시아지역, 특히 구체적으로 한국은 금융위기의 타격을 입었지만 외채가 낮고 경제 체질이 튼튼하다"며 "이 지역의 경우 레버리지(차입금)이 어느 정도 낮아지고 있고, 부채도 낮기 때문에 회복세가 강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니 교수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를 돌아보며 "동아시아는 10년 전 금융위기로 인해 금융부문에서 절제와 유지 및 감독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며 "정책들이 이런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예습이 되어 있어 타격을 받았지만 그만큼 반등할 힘도 많다"고 분석했다.

그는 "하지만 한국은 개방성을 계속 유지하는 한편, 효율성과 생산성을 서비스 분야에서 늘리고 중소기업 생산성도 갖추며 대기업의 순생산성을 증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금융 시스템과 관련 "자산같은 금융시장의 특정 부분은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하며 제조업 분야에서 과잉 생산역량이 있으면 안되기 때문에 통합과 구조조정이 있어야 한다"며 "정책이 무역을 제한하면 안되고 노동시장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은 시장 친화적인 개혁과 구조조정을 지속해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면서 "한국이 구조조정을 위해 적절한 재정·통화정책을 구사하면 한국의 경제 성장이 높은 수준을 이룬 모범사례로 명성을 드높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루비니 교수는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해 "현재 어려운 상황이지만 희소식은 대부분 각국 정부의 정책이 올바른 방향이라 경기 침체가 거의 터널 끝에 이르러 올해 말이면 끝날 것"이라며 "하지만 경기 회복 뒤에는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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