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의 집단 이기주의가 심해지면서 노조가 있는 대기업일수록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가 26일 발표한 '지난해 고용형태별 근로실태 조사'에 따르면 성 · 연령 · 학력 · 경력 · 근속연수가 같다고 가정할 때 동일한 직장의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 총액 격차가 12.9％에 달했다. 2007년 시간당 임금 총액 격차 15.2％보다 2.3％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하지만 노조가 있는 기업의 경우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가 27.8%에 달해 노조가 없는 기업의 격차 9.6%보다 3배가량 컸다. 이는 노조가 있는 기업일수록 내 몫을 챙기려는 노조 이기주의가 발동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시 말해 집단적 힘을 내세운 노조가 있는 회사는 정규직의 임금 및 근로조건이 나아지고 있는 반면 노조원이 아닌 비정규직은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고 있는 셈이다.

특히 300인 이상 기업의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총액 격차는 30.5％로 100~299인 사업체(24.5％)와 100인 미만 사업체(6.6％)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 관계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가장 두드러진 차별이 임금 격차"라며 "2007년 7월 비정규직법(차별 시정) 시행으로 차별 관행이 개선되고는 있지만 아직 크게 미흡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