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유럽연합(EU)간 자유무역협정(FTA)이 각국의 무역장벽 강화 움직임 속에서 '강력한 반(反)보호주의 신호'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 보도했다.

신문은 한국과 EU가 최근 협상에서 주요 쟁점에 합의함으로써 다음 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런던에서 양국 통상장관이 만나 최종 합의에 도달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렇게 전했다.

신문은 최근 전 세계 각국이 경기침체로 인해 자국내 산업과 일자리가 위협받게 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무역장벽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한.EU간 협상 타결이 각국에 강력한 반보호주의 신호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EU가 합의에 도달하면 이는 교역규모로 볼 때 한.미 FTA를 넘어서는 최대의 양자간 통상협정이 될 전망이다.

신문은 그러나 한국과 미국이 2년전 FTA 협상을 타결짓고도 의회의 비준 동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일자리 상실 등의 우려가 상존해 있어 한.EU FTA의 비준 동의도 몇 개월 또는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특히 미타결 쟁점에 관한 27개 회원국의 입장을 점검해야 한다는 EU측 협상단 관계자의 발언을 전하면서 이런 협상 타결의 어려움은 교역이 국내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 각국이 우려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세계무역기구(WTO)는 올해 전 세계 교역규모가 최소한 9%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세계은행은 G20 국가중 17개국이 작년말 1차 회의 이후 새로운 무역제한 조치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신문은 이런 조치들이 지금까지는 교역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나 이에 관한 우려가 확산되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