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된 고부가가치 아미노산 생산기술이 2년간의 추가연구를 통해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김관묵 이화여대 화학나노학과 교수(48)팀은 24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교육과학기술부 우수연구센터 연구성과 발표회에서 2007년 개발한 아미노산 분리 · 전환 기술(ARCA · Alanine Racemase Chiral Analogue)을 발전시킨 결과 고효율 저비용의 대량 생산기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아미노산은 식품첨가제,동물사료,영양제,의약품 원료,살충제,살균제 등 다양한 관련 산업에 파급 효과를 미치는 중요한 소재다. 아미노산에는 20여 가지의 천연 아미노산 이외에도 수백 종류의 비천연 아미노산이 있으며 이들은 각각 L-형과 D-형으로 존재한다.

공업적으로 아미노산을 만들면 일반적으로 L-형과 D-형이 50 대 50으로 섞여 만들어지는데 이 중 의약품의 원재료로 주로 사용되는 D-아미노산 제조는 아주 까다로운 기술을 필요로 해 선진국의 일부 기업들만이 독과점으로 생산해왔었다.

연구팀은 L-형 아미노산을 D-형 아미노산으로 전환하는 ARCA 화합물을 개발,2007년 1월 '미화학회지'(JACS)에 발표한 후 2년간 실용화 연구를 수행해 왔다. 연구팀은 실험실 수준을 넘어서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ARCA의 높은 단가를 낮추기 위해 ARCA를 재활용해 사용할 수 있는 '셔틀 시스템'을 개발,이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연구팀이 내놓은 실용화 기술의 가장 큰 특징은 각각의 아미노산마다 독특한 효소를 적용해야 했던 기존 제조법(효소법,발효법,광학분할법 등)과는 달리 수백여 종의 다양한 아미노산 중 80~90%에 대해 널리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기술은 단기간에 대량 생산하기 쉽고 용매를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비용절감 효과도 크다.

전 세계 아미노산 시장은 2008년 약 14조원에 이르고 있으며 아미노산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한 2차 응용시장인 아미노산 유도체 및 펩티드 의약품 산업은 2008년 44조원에 달한다.

김 교수는 "이 기술을 통해 우리나라가 1,2차 아미노산 시장의 한 축으로 진입하고 바이오산업의 세계적인 강국으로 진입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현재 국내 대기업과 산업화를 위한 기술이전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