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13일 서울 종로3가 금은방 T사.한 손님이 예물용 금목걸이를 문의하자 점주는 진주 목걸이를 꺼냈다.

점주는 "지름 8㎜짜리 해수 진주로 만든 목걸이가 100만원인데 이 만한 목걸이(40㎝)를 금으로 만들면 114만6000원(6돈)이 든다"며 "1년 전만 해도 최상품 진주 가격이 금의 두 배에 육박했는데 이젠 거꾸로 역전됐다"고 말했다.

#사례2.강남 A치과에선 금니 대신 세라믹 이를 권하고 있다. 금니 1개(어금니)가 39만원이지만 세라믹 이는 35만원을 받는다.

A치과 원장은 "세라믹 이는 금니처럼 나중에 현금화할 수는 없지만 내구성이 강하고 색깔도 치아에 가까워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A치과는 금값 상승으로 조만간 금니를 40만원대로 인상할 예정이다.

금값이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3.75g(1돈)에 19만원대로 올라섰다. 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순금(24K) 3.75g 소매가격은 19만1000원으로 종전 최고치(2일 18만7000원)를 다시 경신했다.

금 시세가 연일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곳곳에서 금 대체재를 찾느라 아우성이다. 결혼 예물로 순금 세트를 아예 빼고 진주로 대신하거나 18K 합금으로 낮추는 사례가 늘고 있다.

또 돌에는 한 돈 20만원에 육박하는 금반지 대신 현금 · 상품권과 아기 옷이나 신발을 선물하는 게 보편화됐다. 연인끼리의 커플링도 은반지로 맞춘다.

이에 따라 종로3가와 마포 일대 금은방들은 장사가 안돼 울상이다. 마포 B금은방 관계자는 "금이 안 팔려 궁여지책으로 백화점 상품권은 물론 제화업체 상품권까지 받고 있다"며 "지금 금시장은 크게 금테크용으로 금괴를 사거나 장롱 속 금을 내다파는 이들로 양분화돼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금값이 뛰는 것은 세계적으로 투자자들이 안전 자산인 금을 선호하면서 국제 금값이 온스(28.35g)당 1000달러 선을 넘보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가격은 4.70달러(0.5%) 오른 온스당 949.20달러로 마감하며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중엔 온스당 954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투자은행인 UBS와 골드만삭스는 올해 평균 금 가격이 온스당 10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장성호/오광진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