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직장인들이 재테크 전략을 짜는 것이 만만치 않은 시기다. 연초 주가가 비교적 큰 폭으로 오르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는지 확신하기 힘들다. 금융위기로 실물경제가 휘청거리면서 올 한 해 변동폭이 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것이 사실이다. 경험이 많지 않은 새내기들로선 모험을 하기보단 안전하고 전통적인 재테크 방법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아 보인다. 안전하고 전통적인 재테크로는 뭐니뭐니해도 은행의 예금이나 적금에 가입하는 것이 첫 번째다. 한국은행이 정책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예 · 적금 상품에 가입하려면 서두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예금금리 알고보면 무섭다

1626년 미국 인디언들은 뉴욕 맨해튼 섬을 네덜란드 이민자들에게 24달러에 팔았다. 많은 사람들은 맨해튼을 고작 24달러에 팔았다는 이유로 인디언들이 어리석다고 비웃는다. 하지만 인디언들이 진짜로 어리석었을까. 금리의 마술을 알고나면 그들이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디언들이 24달러를 연복리 7%짜리 예금에 넣어두었다면 지금 그 돈은 3조달러에 이른다. 맨해튼을 수십번 사고도 남는 돈이다. 만약 5%짜리 예금에 24달러를 넣었다면 결과가 어떨까. 그 돈도 현재 30억달러에 이른다.

현재 주요 은행들이 팔고 있는 예 · 적금 상품의 금리는 연 5~6% 수준이다. 물론 주식시장이 활황이었던 2005~2006년의 투자수익률과 비교한다면 낮은 수준이긴 하다. 하지만 현재 20대 중후반 혹은 30대 초반의 새내기들의 은퇴 시기인 30년 뒤에는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힘든 거금을 손에 쥘 수가 있다.


◆당분간 금리는 하향추세

은행 예 · 적금 금리를 좌우하는 것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다. 한은은 지난해 10월부터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내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8일 연 5.25%이던 기준금리는 그간 4차례의 인하를 통해 이제 연 3.0%로 낮아졌다. 그런데도 한은은 더 내릴 방침임을 시사하고 있다.

당장 오는 9일 열리는 2009년 첫 금융통화위원회(기준금리의 수준을 결정하는 기구)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공산이 크다. 이와 함께 앞으로도 몇 차례 금리를 더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 기준금리 수준도 연 1~2%대로 낮아질 것이란 예상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되면 은행의 예 · 적금도 현재 연 5~6% 수준에서 올 중반이나 하반기께가 되면 연 3~4%로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예 · 적금,그 중에서도 목돈을 일시에 맡기는 예금은 가급적 서두르는 게 바람직하다.


◆어느 은행 상품에 가입할까

가장 먼저 금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각 은행의 예금상품과 적금상품을 두루 살펴본 뒤 가장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곳에 가입하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라 하겠다. 은행의 예 · 적금 상품 금리는 기본금리와 우대금리로 구성되며 그 합이 실제금리가 된다. 예를들어 국민은행이 팔고 있는 '가족사랑 자유적금'의 경우 기본금리는 5일 현재 연 5.0%이다. 여기에 우대금리가 최고 1.1%포인트 더해져 최고금리는 연 6.1%가 된다. 새내기 직장인이라면 스스로 우대금리를 받을 자격이 있는지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대부분의 은행이 제시하고 있는 실제 금리는 대동소이하다. 그럴 경우 자신이 주거래은행으로 삼고 있는 은행을 이용하거나,아니면 이번 기회에 주거래은행을 정한다는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 한 은행의 주거래고객이 되면 향후 수십년간 예금이나 대출 등에서 여러 가지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