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정몽헌 회장을 대신해 현대그룹의 주요 사안을 챙겼던 구조조정본부가 조만간 해체된다. 또 정몽헌 회장의 미망인인 현정은 여사가 21일 현대엘리베이터 회장으로 취임한데 이어 큰딸 지이(26)씨도 그룹 계열사 중 한 곳에 입사할 예정이어서 그룹 경영권의 현정은 회장 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현대그룹 고위 관계자는 21일 "그룹의 구조조정이 거의 다 마무리된 것으로 판단돼 고 정몽헌 회장의 상속 절차만 끝나면 구조조정본부는 해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조본 인력은 현대상선에 흡수될 것"이라며 "현대엘리베이터 회장 비서실과 함께 현 회장의 경영을 돕겠지만 지금처럼 적극적인 역할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대투신증권과 현대투신증권운용의 매각은 이미 그룹 손을 떠나 더이상 관여할 바가 아니다"며 "그룹은 앞으로 엘리베이터와 상선, 택배, 아산, 증권등 5개사 체제로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그룹 전체를 총괄할 전문 경영인의 선임은 당장은 고려하지 않고 있고 차차 상황을 봐가면서 결정할 일"이라면서 "각 계열사가 당분간 기존의 전문 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겠지만 이들에 대한 재신임 여부도 물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편 이 관계자는 "현정은 회장의 큰딸인 지이씨가 조만간 현대 계열사 중 한곳에 평사원으로 입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를 현 여사의 `후계자 키우기'로 받아들이고 있어 한때 정상영 금강고려화학(KCC) 명예회장과의 마찰설이 흘러나왔던 현대그룹의 경영권은 현 회장체제로 굳어질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