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계열사에 5천여억원을 지원한 현대차그룹에 대한 투자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현대카드에 584억원을 지원한 INI스틸에 대한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이 첨예한 대조를 이뤄 주목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13일 INI스틸이 현대카드 지분(8.5%)을 확보, 단기적으론 주주가치가 훼손된다고 지적하면서도 예상보다 높은 수익성 등을 감안해 매수 의견을 냈다. 즉, INI스틸이 이번 출자에 따른 금융 수익 감소 등의 영향으로 경상이익이 135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자사주 523만주를 매입 등을 고려할 때 투자가치가 여전히 있다는 것. 특히 삼성증권은 현대차그룹의 현대카드 증자 참여가 `예상된 일시적 손실에 불과하다'는 후한 평가를 내렸다. 동양증권도 현대차그룹의 이번 지원에 대해 "예상보다 많은 자금이 유출됐다"고 꼬집으면서도 ▲현대카드의 부실 자산을 상당 부분 정리했고 ▲충분한 자본 확충으로 현대차 자산의 추가적 훼손 가능성이 낮다면서 투자를 권유했다. 교보증권은 그러나 현대차그룹에 대해 "금융 계열사 지원은 기업 지배구조 문제를 야기하고 주주가치의 손실을 초래한다"고 지적하고 "특히 현재 진행중인 노사협상도 주가 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보증권은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에 대해 "당분간 매수를 유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다만 교보증권은 현대차그룹 중 상대적으로 실적 호전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우량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 한라공조, 동양기전 등에 대해서는 제한적 투자를 권유했다. 메리츠증권은 INI스틸에 대해 "현대카드를 지원한 것은 주주들에게 불리한 결정으로 주주가치가 훼손됐다"며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한 뒤 6개월 목표주가를 종전의 6천400원에서 5천900원으로 낮췄다. LG투자증권도 INI스틸의 현대카드 지원 결정으로 연간 조달 금리 6%를 기준으로 35억원의 금융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게 됐다고 밝히고 주당순이익(EPS)을 16.3% 하향조정하고 목표주가도 8천원에서 7천200원으로 끌어내렸다. LG투자증권의 이은영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INI스틸이 임의 유상 소각 대상 주식524만주를 장내에서 매입한 뒤 소각하기로 한 점을 감안해 주식 수급은 안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양호한 영업 실적 등을 고려해 `매수' 투자 의견을 제시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강원기자 gija00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