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는 29일 1분기 GDP(국내총생산)가 전분기 대비 1.9% 성장했다고 수정 발표했다. 이는 지난달 25일 발표한 잠정치(1.6%)를 크게 상회하는 결과다. 상무부는 "소비지출 증가와 무역적자 축소폭이 당초보다 크게 나타남에 따라 1분기 수정 성장률이 0.3%포인트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1분기 성장률 잠정치보다 크게 호전=1분기 성장률 호전은 우선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지출 증가율이 당초(1.4%)보다 큰 폭인 2%로 나타난 데 힘입은 것이다. 비내구재 부문의 지출이 크게 증가했으며,자동차 등의 내구재 소비 지출도 감소폭이 둔화됐다. 또 무역적자는 당초 예상보다 7억달러 많은 2백53억달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1분기 성장률을 0.91%포인트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기업 재고 증가도 성장률 제고에 기여했다. 당초 기업 재고 증가 규모는 1백28억달러 정도로 추산됐으나 이번 수정치 계산에서는 더 많은 1백32억달러로 집계됐다. 재고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기업들이 하반기 경제전망을 밝게 보고 그만큼 생산량을 늘렸다는 것을 뜻한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의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5월 중 소비자신뢰지수(컨퍼런스보드)가 전달 대비 2.8포인트 오른 83.8로 두 달 연속 상승하는 등 소비자들의 심리가 크게 호전되고 있다. 또 4월 중 신규·기존 주택판매도 일제히 증가세로 돌아서 지난 2년여 동안 미국 경제를 받쳐온 양대 축인 소비지출과 부동산 경기가 뚜렷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 경제 본격 회복엔 한계=7주째 하락세를 이어가던 달러가치는 이날 성장률 상향을 예상하고 강한 상승세를 나타냈으나 발표 직후 오히려 하락세로 반전됐다. 도쿄시장에서 달러가치는 달러당 1백19.17엔까지 오른 뒤 1백18.89엔으로 마감했다. 그러나 발표 직후 열린 뉴욕시장에서 달러화는 전날 대비 0.15엔 떨어진 118.47엔에 거래됐으며,유로화에 대해서도 유로당 1.1832달러로 0.54% 하락했다. (현지시간 낮 12시 현재) 이는 1분기 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의 1.4%보다는 높은 것이지만 침체된 경제를 활성화하기에는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제조업의 부진과 고용불안이 여전히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성장률이 3%는 돼야 한다고 전했다. 우종근 기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