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확실한 경제상황에의 대응방안 ] 올해 경영환경을 한마디로 축약한다면 역시 '불확실성'이다. 세계적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데다 국내 경기는 해결책을 찾지 못할 정도로 꼬여가고 있다. 외부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갈 때 기업들은 선택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심한 경쟁의 파고를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 리더인 버논 엘리스 액센츄어 국제회장은 이럴 때 일수록 비전을 명확히 하고 유연성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 최근 출범한 한국의 새정부는 '성장'과 '복지'라는 두 단어로 경제 및 사회정책의 방향을 잡고 있다. 성장을 목표로 하되 그 혜택을 골고루 나누겠다는 의지다. 부의 재분배에는 여러 수단이 있지만 부작용이 가장 적은 것 중 하나로 비영리 단체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꼽을 수 있다. 비영리 단체가 활성화되면 저소득층이나 소외계층에 혜택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재정 압박 요인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 세계적으로 비영리 단체는 이미 거대 세력으로 성장했다. 전세계 비영리 단체를 통합해 별도의 경제 단위로 본다면, 경제 규모가 세계 여덟번째인 이탈리아와 맞먹는다. 비영리단체를 제대로 경영하기 위한 경영 원칙들을 살펴보자. ◆ 조직 목표를 명확히 하라 비영리 단체 이사회에는 다양한 목적을 가진 구성원들이 참여한다. 이들이 갖고 있는 목표가 서로 충돌해 단체의 사명(mission) 자체가 모호해지는 일이 잦다. 따라서 단체의 근본 목표를 명확히 하는 것이 이사회의 가장 중요한 업무가 돼야 한다. 이사회는 후원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의 경우 공공기금을 받는 기관들을 제외한 비영리단체들은 수익의 절반 이상을 개인들이 내는 기부금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기부자들이 이사회에 참여하면서 이사진 규모가 영리기업의 이사진보다 커지게 된다. ◆ 이사들에게 역할을 확실하게 부여하라 비영리 단체의 이사회 멤버중 25% 정도만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 이사회 리더는 각 이사들의 참여 동기를 이해하고 그에 걸맞은 역할을 찾아줘야 한다. 특히 영리단체에서는 볼 수 없는 기능, 예를 들면 △기부 △특별 행사 △시설 및 교육 담당 등의 기능과 성격을 명확히 해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 새로운 이사회 멤버를 영입할 때도 추가적인 수입과 다른 재원을 발굴할 수 있는 인물을 뽑고 새로운 잠재 기부자들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좋은 방법으로는 이사회가 문호를 개방해 영리기업의 최고 경영진을 가입시키거나 '스타 마케팅'을 활용, 유명인사를 영입해 단체의 명성을 높이는 방안이 있다. ◆ 전문경영인의 권위를 인정하라 이사회 임원들은 비영리단체의 경영진(사무국장 등)들을 전문가로 인정해 지위에 합당한 권위를 부여해야 한다. 이사회 임원들이 해당 단체의 주요 경영진들을 '직원'으로 지칭하며 폄하하는 것을 자주 본다. 그래서는 조직이 제대로 돌아갈 수 없다. 이사회는 CEO를 임명하고 전략적인 방향을 승인하며 재정과 전반적인 경영 방침들에 대해서 주요 경영진과 긴밀히 협조해야 한다. 특히 노사협상 등의 문제들에 대해서는 전문경영인의 재량권을 인정해야 옳다. 경영권과 관련한 문제중 가장 민감한 경우는 두 명의 전문경영인을 둔 경우다. 이런 현상은 특히 오페라회사 등 문화단체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예술감독과 또 다른 최고경영자가 우선권을 놓고 갈등을 자주 빚는다.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두 경영인중 누가 상위에 있는지를 이사회가 명확해 줄 필요가 있다. ◆ 재정권의 독립과 평가 측정 이사들은 자신이 그 단체의 후원자이기 때문에 재정권에 관한 결정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이사장이나 회장을 제외하고는 어떤 이사회 멤버도 자금의 사용 및 지출에 직접적으로 관여해서는 안된다. 미국의 경우 85만개가 넘는 비영리 단체들이 열거된 GuideStar.com이라는 사이트도 있다. 이 사이트는 기부금의 흐름에 대한 세부 내용을 공개하고, 기부금 사용 금액 및 용도 등을 수치화해 성과 및 실적을 측정하고 있다. 재활센터를 예로 들면 퇴원한 환자들을 추적해 일년 후에 몇 명 정도가 직업을 갖게 됐는지, 또 자기 집을 갖게 된 경우는 얼마나 늘었는지 파악해 볼 수 있다. 만약 오페라회사의 경우라면 대중 매체 보도 횟수를 평가 기준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 [ 액센츄어는 ] 액센츄어는 세계 최대의 정보기술(IT) 및 종합 컨설팅업체다. 47개 나라에 사무소를 두고 있고 전세계 임직원은 모두 7만5천여명이다. 2002회계연도 (2001년 9월~2002년 8월) 매출은 1백16억달러였다. 비즈니스 아웃소싱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한국 지사(대표 한봉훈)는 지난 1986년 설립됐다. 현재 4백여 컨설턴트를 포함, 4백50여명이 일하고 있다. < 정리=권영설 경영전문기자 yskwon@hankyung.com >